'피터팬 아빠' 세상 떠난 후 공개된 영상…"제 생의 마지막 여정"

윤혜주 기자
2026.09.07 21:17
27년간 중증자폐 아들을 키운 경험을 에세이로 기록하고 발달장애인 공동체 설립을 추진해온 전경철 작가가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고인의 마지막 영상 편지가 공개됐다/사진=출판사 '이야기장수' SNS

중증 자폐 아들의 거처를 찾아다니다 향년 63세로 별세한 '피터팬 아빠' 전경철 작가. 중증 장애인들의 존엄한 삶과 공동체 조성을 바랐던 그의 생전 마지막 영상 편지가 공개됐다.

출판사 '이야기장수'는 7일 공식 SNS(소셜미디어)를 통해 전경철 작가의 마지막 영상 편지를 공개했다.

출판사는 "전 작가님을 보내드리러 가는 길"이라며 "작가님의 영상 메시지를 돌아가신 후에 공개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지만 오늘 작가님의 임종을 애도하는 많은 분들께 작가님이 몸을 일으켜 집에서 스스로 촬영하신 영상 편지를 전한다"고 했다.

영상 편지 속 전 작가는 "안녕하세요. '안녕, 피터팬' 독자님들. 어느새 피터팬 아빠가 이름표가 된 전경철입니다"라고 인사를 건네며 "제 생의 마지막 여정. 중증장애인들이 존엄하게 살아가는 '네버랜드 마을'의 건축, 이를 위한 '피터팬 재단'의 창립, 수많은 분이 함께 걷고 있다. 이 길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해 먹먹함을 안겼다.

출판사는 "피터팬 재단 창립과 네버랜드 마을 건립을 위해 생의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한 전 작가님을 기억해 달라"며 "오늘 이후에도 피터팬 재단과 작가님이 남기신 기록에 대해 응원과 지원, 관심을 청하는 일은 이어질 것이다. 지금의 마음을 잊지 말고 부디 오래 작가님의 소망과 꿈 피터팬 재단과 네버랜드 마을 건립에 함께해달라"고 했다.

전 작가는 아내와 이혼 후 27년 동안 정신연령이 2~3세 수준인 중증 자폐 아들을 홀로 키웠으며 그 경험을 에세이 '안녕, 피터팬'에 담았다. 그는 아들을 '피터팬'이라고 불렀는데 정신 연령이 두 살에 멈춘 아들이 영원히 어른이 되지 않는 '네버랜드' 속 피터팬의 모습과 닮아서라고 했다.

전 작가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아들을 돌봐줄 기관을 찾기 위해 전국 보호 시설 1000여 곳을 돌아다녔지만 거절이 이어졌고, 지난 3월 이런 사연이 MBC '실화탐사대'를 통해 알려진 뒤에야 아들을 맡길 시설을 찾을 수 있었다.

이후에도 그는 아들과 같은 성인 중증 자폐인을 돕기 위한 '피터팬 자폐인 복지재단' 설립을 추진하는 등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해왔다. 지난달 25일에는 재단 설립 추진위원회가 출범했다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다.

지난 5일 밤 별세한 전 작가의 장례는 고인 뜻에 따라 무빈소 장례로 치러졌다.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SNS를 통해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며 "지난 돌봄의 시간이 쉽게 익숙해지지 않는 현실이었다는 아버님의 말씀을 기억한다. 이 돌봄의 무게를 가족만이 짊어지지 않도록 정부는 발달장애인이 보통의 삶과 당연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하고자 하는 범정부 대책을 이번 주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터팬 아빠가 우리 사회에 주신 깊은 울림을 발달장애인과 가족을 위한 정책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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