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돈' 내고 '내 책' 사서 베스트셀러 만든 작가…1600권 싹쓸이 했다

윤혜주 기자
2026.09.10 05:00
베스트셀러 순위 조작을 위해 1600여권의 도서를 사재기한 혐의로 유명 에세이 작가와 출판사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위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하게 AI(인공지능)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사진=구글 제미나이

베스트셀러 순위를 올리기 위해 자신의 책을 사재기한 유명 작가와 이를 도운 출판사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지난 9일 뉴스1에 따르면 의정부지방검찰청 고양지청은 출판문화산업진흥법 위반 혐의로 40대 작가 A씨와 50대 출판사 대표 B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난 2024년 3월부터 7월 사이 A씨의 신간 도서 판매량을 올려 C문고 베스트셀러 순위에 진입·유지하기 위해 범행을 공모하고, 해당 도서 1631권 부당하게 구입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과거 자신의 저서를 출판한 바 있는 B씨에게 돈을 건네고, B씨는 전국 각지의 C문고 매장을 돌며 도서를 반복적으로 구매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B씨는 동일 매장에서 반복 구매로 사재기 정황이 드러나는 것을 피하기 위해 직원 교대 후 재차 구매하거나, 고의로 포장을 훼손한 후 파본을 구매한다는 이유로 범행 은폐 방법까지 공유했다.

이런 사재기로 해당 도서의 전체 판매량 1만1135권 중 14%인 1631권이 부당하게 구매됐다. 그 결과 도서의 '분야별 주간 베스트셀러' 순위가 3·4위권에서 2·3위권으로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C문고의 베스트셀러 선정 절차상 회원 1명이 같은 날 다량의 도서를 구매하는 경우 이를 1권으로 집계하는 등의 사재기 방지 제도가 있었으나, 이 사건과 같이 비회원이 현장 구매하는 방식의 사재기를 점검하고 적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는 미비했던 것으로 봤다.

또 C문고의 베스트셀러에 선정될 경우 상당한 홍보 효과를 얻을 수 있어, 사재기가 광고비를 직접 지출하는 것보다 효과적인 홍보 수단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출판유통업계의 구조적 문제점도 지적했다.

앞서 경찰은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고발로 인해 수사에 착수했다. 이후 검찰은 보완수사를 통해 구체적인 범행의 전모를 밝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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