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휘문고등학교가 농구부 파행 운영 등과 관련해 서울특별시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징계 처분 중 일부를 취소하는 판결을 내렸다. 농구선수 출신 방송인 현주엽씨가 휘문고 농구부 감독으로 재직할 당시 겸직 허가 없이 근무지를 이탈한 데 대한 서울교육청 감사 처분 사유는 정당하다고 봤다.
서울행정법원 행정2부(부장판사 공현진)는 17일 학교법인 휘문의숙이 서울특별시교육감을 상대로 한 감사결과 처분요구 등 취소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단했다.
사건은 2024년 현씨가 휘문고 농구부 감독으로 재직하면 '먹방' 촬영 등 방송활동을 이유로 감독 일을 소홀히 했다는 한 학부모의 탄원서가 교육청에 접수되면서 불거졌다. 이에 서울시교육청은 같은 해 4월 학교법인과 휘문고에 대한 종합감사 및 민원 조사를 실시했다.
감사를 마친 서울시교육청은 현씨에 대해 감봉 조치를 요구했다. 현씨가 18회가량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밖에 운동부 지도자 부적정 채용 등 농구부 파행 운영과 운동부 학생선수 관리 및 회계 집행을 소홀히 한 점도 지적해 정직·견책 등의 조치를 요구했다. 또 시설공사 집행 등 계약업무 처리에 부적정한 부분이 있다며 휘문고에 기관경고 처분을 했다.
이에 불복한 휘문의숙은 처분 요구를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현씨 등 운동부 지도자와 관련한 감사 처분 사유를 인정했다. 농구부가 현씨를 임용하는 과정에서 기존코치에게 급여가 중복됐고 아직 임용되지 않은 다른 운동부 지도자를 자원봉사의 형태로 근무하게 했다고 지적했다. 또 새로운 전임코치를 임용하면서 시교육청에 보고했던 인건비 유형을 임의로 변경한 점도 징계 처분 사유가 성립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전임코치(현씨)가 관련 규정상의 절차에 따른 겸직 허가 없이 다른 직무를 겸직하며 대체 근로일 지정 없이 근무지를 무단으로 이탈했다"고 했다.
다만 재판부는 △농구부 체육특기자 전입 제한 1년 △농구·야구부 특별훈련비 지원 제외 1년 △전지훈련 제한 6개월 등 운동부에 대한 행정·재정적 제재는 모두 취소했다. 농구부의 2025학년도 전임코치 배정 심사 제외와 운동부 관련 각종 지원사업 대상 제외 조치도 취소 대상에 포함됐다.
재판부는 "운동부 운영에 심각한 지장을 줄 수 있는 처분을 한꺼번에 부과하는 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공익에 비해 학교와 학생, 학부모의 침해되는 사익이 더 무겁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1년간 신규 선수의 전입을 막으면 운동부의 경쟁력 저하가 심각해지고 이는 재학 중인 선수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단 점을 고려했다. 또 시교육청이 허용한 기간의 전지훈련만으로 훈련 성과를 내기 어려워 운동부 역량 저하로 직결될 거란 점도 참작했다.
아울러 시교육청이 문제 삼은 △조형물 제작·설치 △급식실 물품 계약에 대한 처분 사유는 인정하지 않았다. 시설공사 집행 부적정은 인정하면서도 부정한 목적으로 이뤄졌다고 보기 어렵다며 관련 직원 2명에 대한 견책 요구도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