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입에 물파스칠, 쇠사슬 채워"...재판서 드러난 천안 교회 학대

김소영 기자
2026.09.21 15:51
11살 장애 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외할머니 A씨(사진 왼쪽)와 목사 B씨. /사진=뉴스1

충남 천안 한 교회에서 장애아동을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외할머니와 목사의 구체적인 학대 행위가 재판에서 추가로 드러났다.

21일 뉴스1에 따르면 대전지법 천안지원 제1형사부(부장판사 조영진)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학대치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외조모 A씨(55)와 목사 B씨(62)에 대한 첫 공판을 열었다.

두 사람은 민트색 수의를 입고 마스크를 쓴 채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피해 아동 C군(11)이 숨진 지 49일 만이다. 이날 재판에선 이들의 학대 행위가 구체적으로 언급됐다.

검찰에 따르면 2013년부터 B씨 교회에 다니며 친분을 쌓은 A씨는 B씨의 양아들 D씨와 함께 장애가 있는 C군을 돌봤다. A씨와 D씨는 2021년 12월부터 C군을 학대하기 시작했는데, 서로의 학대 사실을 알고도 모른 척 방치했다.

C군이 병원에서 퇴원하자 학대 수위는 더 거세졌다. A씨는 지난 7월과 8월 C군이 교회를 벗어나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유로 C군을 여러 차례 폭행했다.

B씨도 지난달 2일 C군이 또다시 외부에 학대 사실을 신고하자 물파스로 C군 눈과 입을 문지르고, 휴지로 입을 막는 등 학대를 일삼았다.

이들은 C군이 교회 밖으로 나가 학대를 신고하지 못하도록 성인용 기저귀를 채운 뒤 손목을 쇠사슬로 채워 침대에 묶어놨다. 38시간 동안 결박된 C군은 고열에 시달리다 끝내 숨을 거뒀다.

A씨는 첫 공판에서 범행을 대체로 인정했다. 그는 앞선 1·2차 경찰 조사에서 목사 B씨를 보호하기 위해 일부 거짓으로 진술했지만 3차 조사부터는 사실대로 진술했다고 털어놨다.

B씨는 학대 행위에 대해선 대부분 인정했지만, 학대와 사망 사이 인과 관계가 설명되지 않았다며 입장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B씨 변호인은 "C군 부검 결과를 통해 사인을 확인한 뒤 증거 동의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두 번째 공판은 다음 달 21일 열릴 예정이다.

경찰은 B씨 양아들이자 범행 현장에 함께 있던 D씨도 이들과 같은 혐의로 입건해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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