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는 검찰행, 홍명보는 불송치"...'감독 선임 의혹' 檢 송치

이현수 기자
2026.09.22 12:00

정몽규·이임생·김정배, 이사회 안건에 '허위내용 기재' 혐의
홍명보는 불송치…"선임 과정 직접 관여 증거 없어"

홍명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9월2일 밤 서울시 마포구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은 뒤 밖으로 나와 귀가하고 있다./사진=뉴스1.

홍명보 전 국가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 협회 임원진이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22일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정 전 회장과 이임생 전 협회 기술총괄이사, 김정배 전 협회 상근부회장 등 3명을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홍 전 감독은 불송치됐다.

이들은 2024년 7월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 이사회의 감독 선임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현행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에 따르면 성인 국가대표팀 감독은 협회 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을 거쳐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돼 있다. 특정인의 독단적·자의적 추천을 방지해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수의 위원으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에 감독 추천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경찰은 이같은 규정에도 불구하고 정 전 회장 등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의 절차적 문제를 숨긴 채 이사회 심의안건 자료에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고 판단했다. 이들이 전력강화위에 부당하게 개입했음에도 이사회 이사들에게 정상적인 추천 절차가 이뤄진 것으로 오인하게 해 감독 선임 업무를 위계로 방해했다고 봤다.

특히 경찰은 정 전 회장 등이 이사회 심의안건 자료에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 이 전 기술총괄이사가 정당한 권한을 갖고 선임 작업을 진행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기재했다고 판단했다. 또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면서 협회에 후임 감독 선임을 요청하지 않았음에도 마치 요청한 것처럼 허위 내용을 작성했다고 봤다.

앞선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적 공정성을 둘러싼 비판이 제기됐던 만큼, 피의자들이 정상적인 절차를 거친 것처럼 외관을 갖추려는 '공동의 목적'을 갖고 범행을 저질렀다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다만 홍 전 감독은 전력강화위나 이사회의 감독 선임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어 불송치됐다. 홍 전 감독 등의 과다 연봉 수령 의혹(업무상 배임), 국가대표 선수 간 다툼 관련 의혹(명예훼손) 등 추가 의혹들도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 처분됐다.

경찰 관계자는 "(홍 전 감독 연봉 지급으로 인해) 협회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손해를 입히겠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도 어려워 불송치했다"며 "이외 고발 사건에 대해서도 형법상 혐의 성립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앞서 정 전 회장, 이 전 기술총괄이사, 홍 전 감독 등은 지난 7월 시민단체로부터 업무방해,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고발됐다.

이후 경찰은 정 전 회장과 홍 전 감독, 협회 전력강화위원 등을 지낸 관계자 60여명을 불러 조사하는 등 관련 수사를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고발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김 전 상근부회장도 참고인 신분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경찰은 지난 8월에는 충남 천안 소재 대한축구협회 사무실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등을 압수수색했다. 이후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전력강화위 회의록, 문화체육관광부 감사자료 등을 분석했다. 이를 통해 정 전 회장 등이 전력강화위에 부당하게 관여한 사실과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허위내용이 포함된 심의 안건을 활용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한편 축구협회 관련 고소·고발 사건들은 2024년 잇달아 접수된 이후 서울 종로경찰서가 맡아 수사해 왔다. 이후 종로서는 지난 7월 관련 사건들을 서울청 금융범죄수사대로 이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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