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뒤 출범하는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이 청장 없이 대행 체제로 문을 열 전망이다. 김지용 청장 후보자가 지명된 뒤 3주가 넘도록 국회 인사청문 절차가 시작되지 않아서다. 초대 청장이 간부 인선과 초기 인력 배치를 주도하지 못하면서 조직 안착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은 이날까지도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7일 김 후보자를 제청하고 청와대가 이튿날 지명 방침을 밝힌 뒤 3주 넘게 후속 절차가 지연되고 있는 것이다.
김 후보자가 과거 검찰개혁에 대해 밝혔던 입장 등 정치적 중립성을 문제삼는 정치권 일부의 반발이 변수가 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청문회 일정조차 잡히지 않은 만큼 다음 달 2일 출범 전까지 청장 임명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다만 법조계에서는 지명 철회보다 김 후보자의 임명 절차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추가 검증에서 중대한 결격 사유가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지는 데다 새 후보자를 찾으면 수장 공백이 더 길어질 수 있어서다.
이에 정부가 조직의 2인자인 차장을 먼저 임명해 당분간 중수청을 대행 체제로 운영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차장은 국회 인사청문 대상이 아니어서 정부 인사 절차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다. 한 검찰 관계자는 "출범 전에 차장을 먼저 임명할 것"이라며 "시간상 대행 체제로 출범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초대 차장으로는 검사 출신 임현 법무법인 동인 변호사(57·사법연수원 28기)가 검토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임 변호사는 대검 공안1·2과장과 서울중앙지검 공안부장, 대검 공공수사정책관 등을 지냈다.
행안부는 서울·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6개 지방수사청장을 맡을 1급 수사관 인선도 진행중이다. 다만 이날까지도 결과가 발표되지 않았다. 당장 인사가 나더라도 초기 혼란이 불가피한 셈이다.
법조계에선 대행 체제로 당장의 지휘 공백을 줄이더라도 초대 청장이 조직 구성에 직접 참여하지 못한다는 점을 지적한다. 차장과 지방수사청장 인선, 초기 수사인력 배치 등이 청장 취임 전에 이뤄질 수 있어서다.
한 검찰 출신 변호사는 "신설 기관의 운영 방향을 정할 수장이 함께 일할 간부진과 인력을 구성하는 과정부터 주도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출범 직후에는 검찰에서 사건을 넘겨받고 본청과 지방청의 업무를 나누는 작업도 필요하다"며 "청장 공백이 길어질 경우 주요 결정을 미루거나 취임 후 업무·인력 배치를 다시 조정해야 해 초기 혼선이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에 여당에서 조차 임명 절차를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한 라디오 방송에서 "국회로 빨리 인사청문 요청안을 보내는 게 맞다"며 "반발하는 분들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 조금 마음에는 안 들지라도 중수청의 안정적인 출범을 위해서든, 국정의 안정을 위해서든 결론적으로는 동의하는 분들이 대다수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중수청과 함께 출범하는 공소청은 공소청장인 검찰총장은 공석이나 차장과 광역공소청장, 지방공소청장 등은 대부분 채워졌다. 전날 법무부는 광역공소청장은 현재 고검장들이, 지방공소청장은 현재 지검장들이 맡는 방식으로 유임하는 인사를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