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년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위법행위에 대한 복구 명령이 3만건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정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확대하기에 앞서 불법 훼손을 막기 위한 관리·감독부터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실련은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 그린벨트 관리실태를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경실련은 2024년 8월 기준 그린벨트가 있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89곳 가운데 65곳의 2016~2024년 관리실적을 분석했다. 나머지 24개 지자체는 경실련의 정보공개청구에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그린벨트 위법행위에 대한 복구 명령은 3만1103건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경기도가 1만4647건으로 전체의 47.1%를 차지했다. 서울(5419건)과 경남(3418건)이 뒤를 이었다.
이 가운데 복구 명령 이행이 완료된 건수는 2만3592건으로 전체의 75.9%였다. 경실련은 "집계된 수치만으로는 어떤 명령이 이행됐고 어떤 사건이 미해결 상태로 남았는지 파악하기 어렵다"며 "정부와 지자체는 명령일, 이행기한, 미이행 사유, 후속조치 등을 기록하고 공개해야 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그린벨트 위법행위에 부과된 이행강제금은 총 828억5000만원에 달했다. 경실련은 이행강제금을 부과했다고 해서 훼손된 토지가 원상복구된 것은 아니라며 실제 납부 여부와 반복 위반 여부, 복구 결과 등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위반 유형별로는 무단 건축과 불법 시설물 설치가 1만8707건으로 가장 많았다. 무단 경작과 불법 매립 등 토지 훼손이 7001건, 주민공동시설 허가 후 용도변경이 4건, 그 외 위법행위 적발 및 행정처분은 1893건이었다.
경실련은 건축물과 시설물 설치뿐 아니라 토지 자체를 훼손하는 행위도 있었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관리실태를 점검할 때는 시설물 철거와 함께 토지 훼손에 대한 복구 조치도 살펴야 한다"고 했다.
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정부가 주택 가격 상승 원인으로 주택 공급 부족을 꼽는 만큼 개발을 위해 그린벨트 해제를 확대할 것으로 우려된다"며 "정부가 그린벨트를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않으면서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해제하는 것이 맞느냐"고 지적했다.
김정곤 경실련 도시개혁센터 운영위원장은 "정부가 그동안 그린벨트 훼손 문제를 강력하게 규제하지 않았다"며 "후손에게 물려줘야 하는 그린벨트를 우리 세대에서 개발하는 것이 맞는지에 대한 깊이 있는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