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 지역 26개 국가인권기구의 연합체인 아시아태평양 국가인권기구포럼(APF) 의장이 이재명 대통령에게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의 세종 이전 계획의 재검토를 촉구했다.
22일 인권위에 따르면 사마르 하지 하산 APF 의장은 이날 이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인권위와의 실질적인 협의를 통해 이전 계획을 재검토할 것을 정중히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산 의장은 인권위와의 사전 협의 없이 이전 계획과 일정이 발표된 것으로 알려진 점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대한민국 정부의 노력을 인정하지만 유엔 파리원칙에 따른 인권위의 독립성은 온전히 존중돼야 한다"며 "세계국가인권기구연합(GANHRI·간리)는 행정 규제가 국가인권기구의 독립적이고 효과적인 임무 수행을 저해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권위 이전에 따른 부작용도 언급했다. 하산 의장은 "인권위 본부는 지역인권사무소의 업무와는 별개로 정책 개발, 조사를 비롯한 국제협력 등 전국적 차원의 핵심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며 "이전에 따른 추가적인 이동 부담이 장애인, 노인, 이주민 및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사람들에게 접근의 장벽이 될 수 있다"고도 지적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인 이동 부담과 시간 및 비용의 증가는 국제 협력관계와 기회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덧붙였다.
인권위를 정부 부처 또는 다른 행정기관과 동일한 건물에 입주시키는 방안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공권력에 의한 인권침해를 주장하는 사람들이 우려나 부담 없이 인권위에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 반면, 정부기관의 공간적 근접성이 국가인권기구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진정인의 접근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앞서 정부는 지난 13일 발표한 '중앙행정기관 등 이전 계획'에서 인권위를 내년 상반기 세종시 이전 대상에 포함시켰다.
이에 지난 15일 임시 전원위원회에서 인권위원들은 독립성 훼손과 이전 준비 기간 부족 등에 대한 우려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인권위지부 역시 전날 성명을 통해 "독립기관인 인권위의 지위와 역할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며 계획의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