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해결된 것도 없는데 시민들이라도 함께 기억해줘야 하지 않나요.
29일 오전 유모씨(58)는 10·29 이태원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남편과 서울 종로구 광화문 광장을 찾았다. 유씨는 "(참사) 당시에도 아주 충격적이었는데 유족들이 얼마나 가슴 아플까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 남편 김모씨(60)는 "마음이 아파 인터뷰하기도 힘들다"며 손사래를 쳤다.
이날 오전 10시29분 광화문 광장에서는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 '별들의 빛으로, 진실을 향해'가 열렸다. 기억식은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서울시, 행정안전부가 공동 주최했다. 기억식엔 정부 초청으로 방한한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 35명을 포함한 유가족 200여명과 추모 시민, 이재명 대통령과 조정식 국회의장, 여야 국회의원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광장 곳곳에서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의미의 보라색 물결이 눈에 띄었다. 시민들은 보라색 목도리와 모자, 나비 모양 머리핀 등을 착용했고, 머리카락을 보라색으로 염색한 시민도 있었다. 이들은 오전 9시50분쯤 빗방울이 떨어지자 하나둘 검은 우산을 펼쳤다.
보라색 후드티를 입은 40대 남성은 "시민으로서 기억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해 왔다"고 말했다.
임수정 한신대 재활상담학과 겸임교수도 "유가족들은 진상 규명을 위해 정부와 계속 마찰을 빚으면서 애도 기회를 박탈당했다"며 "유가족들이 제대로 슬퍼하고 애도할 기회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 참석했다"고 했다.
기억식은 희생자 160명에 대한 묵념으로 시작됐다. 이후 유가족 대표 인사와 추모영상 상영, 추모 공연 등이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추도사에서 "즐거웠어야 될 가을밤이 참혹한 비극의 현장으로 뒤바뀌었던 그날, 국가는 없었다"며 "국가가 책임을 다했더라면 이태원의 그날은 여느 때와 다를 것 없는 평범한 하루로 남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단 하나의 의문도 남지 않도록 진실을 밝히고 진실이 재발 방지로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참사 발생 4년이 지났지만 진상규명 작업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지난해 6월 진상조사를 시작한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당초 지난 9월 조사를 마무리할 예정이었지만 진상 규명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비판이 이어지면서 내년 9월까지 조사 기간을 연장했다. 다음 달에는 유가족을 대상으로 별도 설명회를 열어 향후 조사 계획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경찰은 검경합동수사팀이 지난달 30일 운영을 종료한 후인 지난 1일부터 특수본 내 특별수사팀을 운영하고 있다. 행안부도 '정부 합동 민관 재난원인조사단'을 꾸려 지난달부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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