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주택조합 사기' 주범 징역형…조합원 모집 과정은 무죄

최문혁 기자
2026.10.29 16:31

사업권 5배 뻥튀기…업무상 배임은 인정

서울북부지법./사진제공=서울북부지법.

서울 동대문구 전농동 부동산개발 사업 과정에서 조합원들을 모집하며 60억원 넘게 가로챈 '지역주택조합 사기 사건' 주범이 실형을 선고받았다. 조합원을 상대로한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가 나왔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부장판사 나상훈)는 29일 오전 사기 등 혐의로 기소된 업무대행사 대표 A씨에 징역 2년 2개월을 선고하고 추징금 1억9300만원의 가납을 명령했다. A씨는 이날 법정에서 구속됐다.

재판부는 A씨의 업무상 배임 혐의를 유죄로 인정했다. A씨는 2015년 부동산개발 사업권을 3억원에 양수한 뒤 3개월 만에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에 15억원에 양도해 재산상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A씨가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회 명의 계좌에서 분양대금을 빌려 다른 사업자금으로 사용한 혐의도 유죄로 판단됐다. A씨 측은 이 과정에서 추진위원회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함께 기소된 분양대행사 대표 B씨는 징역 3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B씨는 조합원 모집 용역을 제공하면서 업무대행사 등과 허위·중복 계약을 체결한 혐의를 받는다.

지역주택조합 추진위원장 C씨는 회계감사 보고서를 기한 내 공개하지 않은 혐의로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았다. 부동산실명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분양대행사 임직원 3명에게는 각각 벌금 150만~250만원이 선고됐다. 나머지 추진위원회와 업무대행사 임직원 5명은 무죄를 선고받았다.

다만 재판부는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약 64억원을 가로챘다는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앞서 A씨 등은 2015년부터 2020년까지 동대문구 지역주택조합 사업을 추진하면서 조합원들로부터 가입비 등 약 64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청은 이들이 지구단위계획과 시공 예정사 등을 바꿔가며 아파트를 저렴하게 분양받을 수 있을 것처럼 조합원들을 속였다고 봤다.

그러나 재판부는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사업계획을 과장해 설명했다는 사실만으로 피고인들의 기망행위가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지역주택조합 특성상 진행 과정에서 여러 변수로 인해 최초 사업계획이 변동될 가능성이 있다"며 "계약서에도 이러한 변동 가능성이 기재돼 있다"고 했다.

이어 "모집 담당 직원이 빈번히 변경된 점 등을 고려하면 설령 일부 직원들이 조합원 모집 과정에서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설명을 했더라도 그러한 설명이 피고인의 지시나 공모에 따른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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