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다녀와서 또" 장애인 외삼촌 갈취...수감 전후 범행은 한 건일까?

송민경 (변호사)기자
2026.11.03 12:00
서울 서초구 대법원 청사 모습./사진=뉴스1

중증장애인인 외삼촌을 협박해 장애인 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 등 수천만원을 갈취한 조카가 교도소에 수감됐다가 출소한 뒤에도 같은 범행을 이어갔다면 수감 전후의 범행을 하나의 범죄로 봐야 할까. 대법원은 범행 사이에 수감 기간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범죄가 단절됐다고 볼 수는 없다면서 이를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2부(주심 박영재 대법관)는 공갈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송모씨의 상고심에서 원심 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판단하기 위해 원심 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3일 밝혔다.

송씨는 외삼촌인 A씨가 뇌성마비로 인한 중증장애인으로 장애인 수당과 기초생활수급비 등이 입금되는 통장을 관리한다는 사실을 알고 돈을 빼앗기로 마음먹었다. 2021년 11월 A씨의 집을 찾아가 돈을 주지 않으면 집안 물건을 다 때려 부수고 다 죽여버리겠다는 등의 말로 협박했다. 겁을 먹은 A씨는 송씨에게 통장과 비밀번호를 건넸고 송씨는 자신의 계좌로 230만원을 이체했다.

송씨는 이후에도 같은 방식으로 돈을 요구해 2025년 6월까지 A씨로부터 82차례에 걸쳐 모두 약 4000만원을 갈취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도중 송씨는 다른 사기 사건으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고 복역했다. 2024년 1월 가석방된 그는 불과 이틀 뒤인 같은 해 2월 2일부터 다시 A씨를 상대로 돈을 갈취했다.

1심은 송씨의 82차례의 공갈 범행을 하나의 범죄로 보고 송씨에게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1심 법원과 달리 수감 기간을 기준으로 범행을 두 개로 나눴다. 2021년 11월부터 2023년 1월까지의 범행과 2024년 2월부터 2025년 6월까지의 범행은 별개의 공갈죄라고 판단했다. 범행 사이 약 1년간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던 만큼 범행 의사가 계속 이어졌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2심 법원은 송씨가 교도소에 수감되기 전 기간에 저지른 공갈죄에 대해 징역 1년, 장애인복지법위반죄에 대해 징역 6개월과 함께 나머지 부분에 대한 공갈죄에 대해서는 징역 2년6개월의 판결을 선고했다.

하지만 대법원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동일한 피해자를 상대로 단일하고 계속된 범행을 일정 기간 반복했다면 이를 하나의 포괄일죄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포괄일죄란 여러 차례 이뤄진 행위가 하나의 범죄 의사에 따라 계속된 것으로 평가될 때 전체를 하나의 죄로 취급하는 법리다. 포괄일죄는 여러 범행을 전체로 둔 다음 하나의 범죄로 취급하고 하나의 형을 정한다. 여러 범행을 나눠서 별개의 독립된 범죄로 볼 경우 각각 따로 형을 정하게 된다.

대법원은 포괄일죄를 판단할 때 범행 사이에 시간적 간격이 있다는 사실만으로 범의가 끊겼다고 단정해서는 안 된다면서 범행 수법과 동기,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사이의 시간적 간격은 물론 범행 의사가 단절되거나 새롭게 형성됐다고 볼 만한 사정이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살펴야 한다고 했다.

또 대법원은 피해자가 동일하고 범행 수법과 동기도 유사한 데다, 송씨와 피해자가 외삼촌과 조카 관계라는 점, 중증장애인인 피해자가 범행에 취약한 특성을 지녔다는 점도 고려했다.

이런 사정을 종합해 대법원은 수감 기간이 있었다는 이유만으로 공갈 범의가 단절되거나 새롭게 형성됐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82차례의 공갈 범행 전체를 하나의 포괄일죄로 봐야 한다면서 이와 달리 판단한 원심 판결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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