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실직과 파산 신청으로 생계가 어려워진 A씨는 2만1000원 상당의 즉석밥을 훔쳤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피해가 회복되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등을 고려해 즉결심판을 청구했고, A씨는 최종 선고유예 처분을 받았다. 경찰은 보건복지부의 '그냥드림' 사업과 연계해 생필품도 지원했다.
#. 발달장애인 B씨는 청소년수련관 창고에 들어가 머물다가 건조물침입으로 신고됐다. 전남 나주서는 유일한 보호자인 아버지가 말기 암으로 돌봄이 어려운 상황 등을 고려해 B씨를 훈방 조치했다. 또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연계해 B씨가 주간보호서비스 등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3일 경찰청이 올해 3분기 전국 경미범죄 심사위원회 심사 사례 가운데 선정한 우수사례 9건에 포함된 사례들이다. 경찰은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생활 형편, 피해 회복 여부 등을 고려해 처분을 감경하고 사회 복귀를 지원한 사례들을 선정했다.
대구 동부경찰서도 마트에서 빨랫비누 등 1만1500원 상당의 생필품을 훔친 고령의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해 즉결심판을 청구해 우수사례로 선정됐다. 피해자가 합의금 100만원을 요구해 합의에는 이르지 못했지만 피의자가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깊이 반성하는 점 등을 고려했다. 피의자에게는 최종적으로 벌금 10만원이 선고됐다.
경미범죄 심사위원회는 비교적 가벼운 범죄를 저지른 피의자의 범행 동기와 피해 회복 여부, 생활 형편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처분 감경 여부를 심사하는 제도다.
경찰에 따르면 올해 9월까지 전국 경미범죄 심사위원회에 회부된 사건은 1만3425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3% 증가했다. 경찰은 경미범죄로 인한 전과자 양산을 막고 피의자의 사회 복귀를 돕기 위해 제도를 적극 활용한 수사관에 대한 포상을 확대하는 등 활성화를 추진하고 있다.
김종철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앞으로도 법과 원칙을 지키면서 처벌보다 선도와 지원이 필요한 경미범죄에 대해서는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공정하고 따뜻한 법 집행을 구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