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청이 허위광고 혐의로 고발된 기업 사건을 처분하기 위해 '사실관계 확인제도'를 활용해 공정거래위원회를 불러 의견을 청취했다. 사실관계 확인제도는 지난달 2일 형사사법 체계개편을 계기로 신설된 제도로 도입 후 기관 고발사건에 활용된 것은 처음이다.
법조계에선 구속영장 청구 전 피의자 면담제도와 함께 사실관계 확인제도도 활용범위가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검사가 수사 대신 기소여부에 대한 구체적이고 적절한 판단과 적법성을 따질 수 있는 제도여서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공소청 중대범죄기소4부(부장검사 나희석)는 최근 자동차 제조기업 A사 관계자와 고발기관인 공정위 담당자를 불러 양측의 의견을 청취했다.
앞서 공정위는 A사가 자사 자동차에 특정 중국 업체의 배터리셀이 장착된 사실을 숨기고 다른 업체의 배터리셀이 장착됐다는 취지로 부당광고해 고객을 유인한 혐의로 검찰(현 공소청)에 고발했다.
공소청은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A사 관계자와 변호사, 공정위 담당자를 한자리에 불러 구체적인 고발경위와 사실관계 등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공소청은 조만간 기존 수사기록과 사실관계 확인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공소제기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보완수사권 대신 도입된 사실관계 확인권은 최근 활용범위가 넓어졌다. 피의자 인권보호에서 핵심역할을 한 사례도 있다.
서울중앙지방공소청 형사4부(부장검사 이상훈)는 최근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동거녀 B씨와 다투던 중 거울을 깨트리고 수건걸이로 위협을 가한 혐의로 구속된 C씨에 대해 구속취소 처분을 내렸다.
공소청은 B씨와 C씨 모두와 면담한 뒤 피해자의 진술이 범죄사실과 다른 정황이 있다는 점, 확보한 현장사진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법조계에선 사실관계 확인제도는 공소청 검사가 새로운 역할에 적응하는 사례라고 평가한다.
한 법조계 관계자는 "인권보호와 공소제기 및 유지를 위한 검사의 역할이 강조되면서 사실관계 확인제도를 활용하는 사례가 점차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검사가 사실관계 확인제도로 얻은 진술과 자료는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될 수 없기 때문에 한계가 있다. 법적 정비가 필요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