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세포 논문 조작으로 서울대 교수직에서 파면된 황우석 박사가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을 취득해 한국 국적을 상실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전자관보에 따르면 청주출입국·외국인사무소가 지난 8월 13일 고시한 국적상실자 명단에는 충남 부여 출신의 1953년생 '황우석'씨가 포함됐다. 출생지와 출생연도, 현재 UAE에서 연구 활동을 하는 점 등을 고려하면 황 박사와 동일 인물로 추정된다.
명단에 기재된 국적 상실일은 올해 4월 9일이며, 사유는 UAE 국적 취득이다. 국적법 제15조는 대한민국 국민이 외국 국적을 취득하면 그 시점에 한국 국적을 상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 박사는 현재 UAE 아부다비에 있는 생명공학 연구기관 'UAE 바이오테크'의 최고경영자(CEO)를 맡고 있다. 연구소 홈페이지에도 CEO로 소개돼 있으며, 동물 복제와 줄기세포 연구, 유전자 편집 등을 통해 동물 건강과 생물다양성 보전에 기여하겠다는 인사말을 남겼다.
UAE는 2021년 과학자와 의사, 투자자 등 일부 외국인에게 국적을 부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편했다. 통치자와 왕세자, 정부 기관 등의 추천을 거치는 방식이다.
황 박사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시티 구단주로도 유명한 셰이크 만수르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부총리의 추천을 받아 국적을 취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황 박사는 2024년 3월 발표한 낙타 복제 논문에서 만수르의 후원으로 연구를 진행했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킹 오브 클론'에서는 만수르를 자신의 상관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황 박사가 UAE의 투자를 본격적으로 받기 시작한 시점은 2019년 무렵으로 알려졌다. 2006년 서울대에서 파면된 뒤 설립한 수암생명공학연구원은 2019년 8월 아부다비생명공학연구원으로 이름을 바꿨으며, 지난해 12월 법인을 청산했다.
그는 지난 8월 연구소 SNS에 공개된 영상에서도 UAE 정부의 지원에 감사를 표했다. 동물 건강과 농업뿐 아니라 멸종위기종 보호, 생물다양성 보전에도 기여하고 싶다며 "UAE는 생명공학 미래를 이끌어갈 이상적인 장소"라고 말했다.
황 박사는 국내에서 활동할 당시 국민 세금으로 마련된 정부 지원금을 받아 연구했다. 2006년 2월 감사원 발표 당시 집계된 정부 지원금은 186억원이었다. 이 가운데 건물 신축 등 시설비를 제외한 순수 연구비는 106억원으로, 민간 후원금과는 별도로 지원된 금액이다.
그는 2004년과 2005년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인간 배아줄기세포 논문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그러나 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2006년 서울대에서 파면됐고, 정부가 부여한 제1호 최고과학자 지위도 박탈됐다.
2004년 받은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도 수상 22년 만인 올해 7월 14일 취소됐다. 정부는 2020년에도 수상을 취소했으나 법원이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제동을 걸자 의견 청취 등 절차를 보완해 다시 취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