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성 보내기 싫은데' 타율 0.462 타자가 아쉬운 다저스, "멀리서 성장 지켜보는 수밖에"

안호근 기자
2026.02.28 14:01
김혜성은 LA 다저스의 스프링캠프에서 타율 0.462를 기록하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으나 WBC 출전을 위해 일본으로 떠났다. 다저스는 김혜성의 빈자리를 토미 에드먼의 부상으로 인해 더욱 아쉬워하고 있으며, 김혜성은 WBC를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할 기회를 얻었다. MLB닷컴은 김혜성이 WBC에서 MLB보다 수준이 낮은 투수들을 상대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LA 다저스 김혜성의 2026시즌 프로필 사진.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지난해엔 반쪽 짜리로 활용했지만 새 시즌을 앞둔 상황에서 LA 다저스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위해 떠나는 김혜성(27)을 바라보며 씁쓸한 입맛을 다시고 있다.

김혜성은 미국 애리조나에서 열린 다저스의 스프링캠프 시범경기에서 4차례 출전해 타율 0.462(13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 3득점 2도루, 출루율 0.462, 장타율 0.692, OPS(출루율+장타율)는 1.154를 찍었다.

내야와 외야를 고루 소화할 수 있는 토미 에드먼이 발목을 다쳐 수술대에 오른 상황에서 이 역할을 그대로 맡을 수 있는 김혜성에 대한 기대를 더 키웠다. 예상을 뛰어넘는 활약을 펼쳤으나 대표팀 합류를 위해 떠나게 됐다.

MLB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도 28일(한국시간) "김혜성은 WBC 참가를 위해 캠프를 떠난다"며 "김혜성은 다저스에 많은 고민을 안겨줬다.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김혜성 없이 2루수 경쟁이 계속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김혜성은 28일 대표팀 합류를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오른다. 지난 15일부터 일본 오키나와에서 KBO리그 팀들과 연습경기를 치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리고 있는 대표팀은 이날 오사카로 이동했다. 김혜성을 비롯해 이정후(샌프란시스코)와 한국계 선수들인 저마이 존스, 고우석(이상 디트로이트), 셰이 위트컴(휴스턴), 데인 더닝(시애틀)도 오사카로 합류한다.

26일 경기에서 타석에 들어서고 있는 김혜성. /AFPBBNews=뉴스1

다저스로선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한국 대표팀 일정을 소개한 MLB닷컴은 "만약 한국이 조별리그를 통과하지 못하면 김혜성은 약 1주일 반 동안 시범경기를 위해 다시 캐멀백 랜치로 돌아갈 수도 있다"며 "그때까지 다저스는 김혜성의 성장을 멀리서 지켜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혜성은 마지막 타석에서 첫 홈런이자 결승 솔로포를 날리며 팀에 길이 남을 장면을 남겼다"고 전했다.

다만 김혜성에겐 WBC가 새로운 기회다. 지난해 포스팅을 통해 3+2년 최대 2200만 달러(약 317억원) MLB에 진출한 김혜성은 다저스에서 71경기에 나서 타율 0.280(161타수 45안타) 3홈런 17타점 19득점 13도루(1실패), 출루율 0.314, 장타율 0.385, OPS 0.699를 기록했다.

아쉬운 건 출전 기회였다. 좌투수를 상대로 타율 0.381(21타수 8안타) 홈런까지 날렸으나 지극히 제한적인 기회만 받을 수 있었다. WBC는 김혜성의 진가를 널리 알릴 수 있는 무대이기도 하다.

자신감도 상당하다. 마지막 경기를 마친 김혜성은 멋진 마무리를 한 게 좋았냐는 질문에 "데이브 로버츠 감독님께 여쭤봐 달라"며 웃었고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은 지금까지 정말 멋진 캠프를 보냈다. 저는 김혜성의 플레이 스타일을 정말 좋아한다. 홈런은 그야말로 금상첨화였다. 김혜성의 앞날을 응원하며, 다시 돌아오기를 기대한다"고 독려했다.

김혜성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중견수로 나서 환상적인 수비도 뽐냈다. 바로 이 지점이 김혜성의 가치를 크게 끌어올리는 이유다. MLB닷컴은 "김혜성은 다재다능한 선수로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유틸리티맨 에드먼이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유망주 알렉스 프리랜드와 2루수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에드먼의 가장 큰 장점은 다재다능함인데 김혜성이 외야진에 깊이를 더해준다면 개막전 로스터 진입에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혜성.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김혜성은 "스프링캠프 결과에 완전히 만족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라며 "지금 제가 집중하고 있는 것들에 집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움직임의 질과 스윙 메커니즘을 다듬고 있다. 그리고 매일 경기에 출전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시즌 중에 그 결과가 나타나길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빅리그 투수들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 스윙에도 변화를 줬다. 김혜성은 이에 대해 "70% 정도 만족한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시즌 훈련을 통해 한 단계 더 발전했다. 스윙할 때 하체를 더 잘 활용하는데 집중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변화구에 더 잘 대응하는 것 같다. 스트라이크 존 아래로 떨어지는 공을 쫓아가지 않는다"며 "항상 그랬듯이 빠른 구속의 공을 치고 있다. 스윙의 약점들을 보완한 것 같다. 아직 스프링캠프지만 지금까지 김혜성의 모습은 정말 훌륭하다"고 호평했다.

WBC에 대한 전망도 밝다. 빅리그에서 경쟁하는 투수들에 비해 WBC에서 만날 투수들의 수준이 상대적으로 더 낮다는 게 그 이유다. MLB닷컴은 "WBC에서 김혜성은 MLB에서 상대하는 투수들보다 수준이 낮은 투수들을 만나게 되므로, LA 다저스는 한국 대표팀에서 그의 활약을 평가할 때 이 점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하지만 다저스는 빅리그 투수가 아닌 투수를 상대하더라도 김혜성의 스윙에서 무엇을 봐야 하는지 알고 있다"고 전했다.

로버츠 감독은 "타격 코치들이 그의 타격 메커니즘을 다듬기 위해 정말 열심히 노력했다"며 "그것이 메이저리그 투수들을 상대로도 효과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WBC의 투수진이 메이저리그에서 상대할 투수진만큼 뛰어나지는 않겠지만, 그가 개선한 부분들이 메이저리그에서도 통할 거라고 확신한다"고 자신했다.

시범경기에서 득점하는 김혜성(가운데). /사진=LA 다저스 공식 S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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