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짝 생리 발언' 美 피겨스타 "지금은 찍지마", 눈부신 동업자 정신 새삼 화제

안호근 기자
2026.03.02 00:20
미국 피겨스케이팅 스타 앰버 글렌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후, 2위로 밀려나 눈물을 흘리는 사카모토 가오리를 위로하고 카메라 기자들을 제지한 행동이 화제가 되었다. 글렌은 자신의 틱톡을 통해 "지금은 혼자 내버려 둬야 할 때"라며 동료를 배려한 이유를 설명했다. 일본 스포츠 매체 코코카라는 글렌의 행동을 '페어플레이상' 후보로 선정하며 국경을 초월한 스포츠맨십의 상징으로 소개했다.
미국 피겨 스타 앰버 글렌. /AFPBBNews=뉴스1

"지금은 찍지 말아주세요."

정작 자신은 무관에 그쳤지만 아쉽게 금메달을 놓친, 자국도 아닌 타국의 경쟁 선수를 위로했다. 그리고는 슬픔의 순간을 누군가가 이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동료를 배려했다.

미국의 피겨스케이팅 스타 앰버 글렌(27)의 배려 있는 행동이 화제가 되고 있다. 일본에선 글렌의 행동에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달 19일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 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자국 피겨에서 알리사 리우(미국)에 1.89점 차이로 밀려 메달색이 은빛으로 바뀐 사카모토 가오리를 배려한 행동에 찬사를 보내고 있는 것.

일본 스포츠 매체 코코카라는 "자신보다 동료의 마음을 먼저 헤아린 행동이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며 "지난달 25일 밀라노-코르티나 올림픽 공식 사이트는 '페어플레이상' 투표를 시작했다. '당신에게 가장 인상 깊었던 페어플레이의 순간은 무엇인가'라는 질문과 함께 후보에 오른 인물 중 한 명은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의 글렌이었다"고 전했다.

매체는 "그야말로 국경을 초월한 스포츠맨십을 상징하는 광경이었다"며 글렌의 행동을 소개했다. 지난달 19일 연기를 마친 뒤 리우의 경기를 지켜보던 사카모토는 2위로 밀려나자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우승을 차지한 알리사 리우(가운데)가 동메달 나카이 아미(오른쪽)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앰버 글렌(왼쪽)이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보내고 있다. /AFPBBNews=뉴스1

이때 글렌이 차이로 은메달에 머물며 실의에 빠져 눈물을 흘리는 사카모토에게 다가갔고 곁에 주저앉아 특별한 위로를 건넨 것. 다정하게 등을 어루만졌고 위로의 말을 건네던 그는 아름다운 장면을 카메라에 담으려던 취재진을 저지하고 나섰다.

이후 글렌은 자신의 틱톡(TikTok)을 통해 "촬영이 그들(카메라맨들)의 업무라는 점은 이해한다"면서도 "하지만 분명히 지금은 혼자 내버려 둬야 할 때조차 무리하게 파고드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모습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확산되자 글렌을 향한 전 세계의 찬사가 쏟아졌다. 선수의 '본심'을 대변하며 사카모토를 배려한 그녀의 행동에 대해 미국 매체 뉴욕포스트는 "상심한 동료를 위해 당당히 맞섰다"고 조명했다.

코코카라는 "올림픽 공식 사이트가 그를 '페어플레이상에 걸맞은 인물'로 선정한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사카모토 마음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시간 동안, 글렌은 자신의 성적보다 라이벌의 정신적 상태를 무엇보다 우선시해 행동했다. 그 역시 대회 결과(5위)에 실망했을 상황이었음에도 말이다"라고 격찬했다.

이어 "글렌은 자신이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보다 라이벌의 정신 건강과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우선했으며, 사카모토를 카메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행동에 나섰다"고 설명했다.

일본 피겨 스타 사카모토 가오리. /AFPBBNews=뉴스1

성소수자로 잘 알려진 글렌은 이번 올림픽 기간 동안에도 자신의 생각을 당당히 밝혀 화제를 모았다. 성소수자로서 인간의 존엄과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SNS를 통해 사이버 테러를 받아 계정을 폐쇄하기도 했다.

이어 대회 일정을 마친 뒤엔 "사실 지금 생리 중"이라며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서는 평소보다 더 감정적으로 변할 수도 있다. 이는 여성 운동 선수들에게 매우 중요한 문제이며 더 많이 논의돼야 할 주제지만 여전히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가 분명히 존재한다"고 메시지를 던져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재팬에선 "글렌도 메달을 놓치고 아쉬울텐데 거기서 타인을 고려할 수 있는 건 정말로 인품이 훌륭한 것", "페어플레이에 순위를 매길 수 있나 싶지만 피겨로 한정한다면 최고는 글렌이 아닐까 싶다", "정말로 존경하는 선수" 등 칭찬하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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