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프리에이전트) 계약 마지막 시즌에 임하는 롯데 자이언츠의 내야수 노진혁(37)이 자신의 커리어를 건 마지막 불꽃을 태운 2026시즌 개막 2연전에서 나쁘지 않은 타격감을 뽐내며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노진혁은 29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2026 신한 SOL 뱅크 KBO리그' 개막 2연전 마지막 경기에 5번 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1홈런) 1타점을 기록했다. 특히 팀이 1-0으로 앞선 상황, 선두타자로 나선 노진혁은 1볼-2스트라이크에서 상대 투수 최원태가 던진 5구(122km 커브)를 통타해 우월 솔로포를 만들어냈다.
실투도 아니었지만 노진혁의 홈런으로 롯데는 2-0으로 격차를 벌리며 승기를 잡았다. 동시에 노진혁은 부상으로 빠진 한동희(27)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2경기 연속 1루수로 나서 쏠쏠한 활약을 선보였다. 28일 경기에서도 4타수 2안타(2루타 1개) 1득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노진혁은 29일 경기를 앞두고 진행된 인터뷰에서 "어찌 됐건 계약 마지막 시즌이기도 하고, 은퇴하더라도 후회하지 않게 하고 싶어서 운동을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며 이번 시즌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를 전했다. 특히 그는 "후배들에게 좋지 않은 모습을 보이기 싫어서 다 같이 훈련에 참여하고 몸을 만들었다"며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과 절실함을 동시에 드러냈다.
노진혁은 2023시즌을 앞두고 계약 기간 4년에 50억(보장액 46억)이라는 준수한 조건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당시 유격수가 공석이었기에 많은 기대를 받았지만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계약 첫 시즌 113경기에 나섰지만, 타율 0.257 4홈런 51타점으로 다소 부진했고 2024시즌과 2025시즌 모두 100경기 이상 치르지 못했다. 2025시즌 허리 부상으로 인해 1군 경기에 28차례만 나섰을 뿐이다. 어느새 노진혁은 롯데에서 계약 마지막 시즌에 도달했다.
마무리 캠프부터 임한 노진혁은 "재밌기도 했지만 정말 힘들기도 했다. 캠프 기간 어디 나가지도 않고 방에서 저녁 일찍부터 잤다. 정말 힘든 프로그램이었는데, 수영도 하고 야간 운동도 했다. 신인 시절 하는 운동이라 너무 힘들었다. 그래도 젊은 선수들이랑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라 따라가는 부분도 있어서 옛날 생각도 나서 재밌었다"고 웃었다.
이러한 결연한 의지는 경기 결과로 고스란히 나타났다. 노진혁은 개막 2연전에서 홈런 하나를 포함해 3안타를 몰아치며 팀 타선의 핵심 역할을 수행했다. 타율로 따지면 0.375(8타수 3안타)이며 OPS(출루율+장타율)는 1.250이다. 앞선 3년 동안 다소 기복 있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달라진 출발이다.
비결은 철저한 자기 관리와 '요령'에 있다. 노진혁은 "개막전을 앞두고 실내 훈련과 영상 분석을 병행하며 준비를 많이 했다"며 "첫 경기였지만, 생각보다 정타에 맞는 타구가 나와 긴장이 풀렸다"고 복기했다. 고질적인 문제였던 허리 부상에 대해서도 "이제는 요령이 생겼다. 불편할 것 같은 느낌이 올 때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안다. 요령으로 잘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몸 상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캠프를 비롯한 이번 시즌 준비 기간에 대해 "커리어 중 가장 열심히 임한 캠프 중 하나"라고 평가한 노진혁은 "살아남는 자가 강한 것이다. 올해가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끝까지 버텨보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우선 수비 위치는 1루수가 유력하다. 노진혁은 "어디를 가야 할지 고민하기보다 주어진 위치에서 핸들링 등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해 이겨낼 수 있다고 본다. 빠르게 적응해보겠다"며 성숙한 태도를 보였다. 나쁘지 않은 2연전 출발을 마친 노진혁의 '마지막 불꽃'이 시즌 끝까지 타오를 수 있을지 팬들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