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나성범(37)이 장갑을 바꾸고 멀티 홈런을 치며 팀 연패를 끊어냈다.
나성범은 17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정규시즌 LG 트윈스와 홈경기에서 4번 타자 및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2홈런) 3타점 2득점으로 KIA의 5-4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2연패를 탈출한 KIA는 35승 1무 32패로 리그 4위를 유지했다. 4연승에 실패한 LG는 42승 25패로 2위 KT 위즈의 추격을 허용했다.
이날 나성범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한 방을 때려냈다. 2회말 첫 타석 초구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그는 3회말 2사에서 장현식의 초구 시속 146㎞ 직구를 통타해 중월 솔로포를 쳤다.
8회말 마지막 타석은 더욱더 극적이었다. 앞선 8회초 잇따른 실책으로 2-2 동점을 허용한 상황이었고, 마운드에는 최고 시속 161㎞ 강속구를 던지는 LG 새 외인 약셀 리오스가 등판해 있었다.
그런데 KIA 타자들은 곧잘 리오스의 강속구를 때려냈다. 선두타자 김호령이 좌중간 2루타를 쳤고 김도영이 좌전 1타점 적시타로 역전을 만들었다. 나성범은 2연속 시속 156㎞, 158㎞ 강속구를 마주했다.
하지만 나성범은 2구째 시속 158㎞ 강속구를 우중간 담장 밖으로 보냈다. KIA 승리에 쐐기를 박는 시즌 13호포였다. 나성범이 한 경기 2개 홈런을 때려낸 건 2025년 3월 2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 이후 449일 만이었다.
경기 후 취재진과 만난 나성범은 "(멀티 홈런은) 언제 친지도 기억 안 난다. 홈런은 언제든지 좋다. 또 팀이 이기는 데 도움이 되는 홈런이라 더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리오스가 빠른 공을 던지는 건 전력 분석으로 알았다. 변화구도 빨랐다. 그래서 헛스윙하더라도 타이밍을 빠르게 잡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앞타자 (김)도영이가 적시타를 쳐줘서 타석에 편하게 들어갔다"고 덧붙였다.
8회말 타석에 들어가기 전 나성범은 잠깐의 뜸을 들였다. 장갑이 찢어진 탓이었다. 나성범은 "원래 쓰던 장갑의 손바닥 쪽이 약간 찢어지려고 했다. (대기 타석에서) 스윙하면서 바꿀까 말까 고민하는데 (김)도영이가 볼 하나를 골라냈다. 만약에 그 공을 쳤거나 아웃됐으면 나도 모르게 급하게 타석에 나갔을 텐데, 거기서 느낌이 뭔가 이상했다"고 돌아봤다.
소름 돋는 캡틴의 직감이었다. 나성범은 "오늘따라 첫 타석에서도 치고 나서 장갑이 찢어져 이상하다 싶었다. 그래서 바로 바꿨는데 다음 타석에서 홈런이 나왔다. (8회말에도) 이것도 안 바꾸면 안 되겠다 싶어서 빨리 바꿨다. 그렇게 장갑을 끼고 있는데 도영이가 바로 치고 제스처 하는 바람에 심판님께 장갑 바꾸느라 늦었다고 했다. 장갑 자체가 조금 얇은 데 감이 좋아서 계속 쓰고 있다"고 설명했다.
결정적일 때마다 타점을 올리는 나성범의 활약은 KIA가 원하던 그림이었다. 나성범은 "감독님께서 항상 타율보다 중요할 때 하나 해주는 역할이 중요하다고 하셨다. 지금은 외국인 타자도 없고, 언제 올라올지 모르는 상황이다. 그런 상황에서 감독님이 항상 믿고 4번타자로 내보내 주시기 때문에 앞으로도 그런 타자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힘줘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