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도 좋은 경기력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오실 텐데..."
프로축구 K리그1 인천 유나이티드의 윤정환 감독이 한숨을 내쉬었다. 무더운 혹서이게 배정된 '빠듯한' 경기 일정 탓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휴식기라는 특수한 상황 탓에 불가피한 주중 경기 배정 문제가 아니다. 연전이 이어진다면, 적어도 경기 간격을 3일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환 감독은 지난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6 18라운드 홈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오늘 경기 이후 단 이틀 쉬고 울산 HD전을 치러야 한다. 사실 이틀을 쉬는 것도 아니다. 내일(19일) 하루 쉬고 울산으로 이동한다.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내년부터는 스케줄을 좀 잘 짜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 인천은 18일 전북과 홈경기를 치른 뒤 사흘 뒤인 21일엔 울산과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경기 다음날 휴식, 그리고 이동 시간 등을 고려하면 사실상 컨디션도 제대로 회복하지 못한 채 경기를 치러야 한다. 그나마 수도권은 비가 내리지만, 남부 지방은 무더위가 기승이다. 인천만의 문제는 아니다. 18~19라운드 사이에 단 이틀의 여유만 있는 팀은 K리그 12개 구단 중 10개 팀이나 된다. 인천 상대인 울산 역시도 대전 원정 이후 이틀 만에 인천과 마주한다.
이번뿐만이 아니다. 다음 달에도 K리그1은 토~일, 화~수로 각각 묶인 주말-주중 연전이 있다. 그때도 상당수 팀들은 라운드 사이에 단 이틀씩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하필이면 가장 무더운 날씨인 7~8월에 배정된 이같은 일정은 선수들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그 부담은 고스란히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이는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윤정환 감독은 "제일 더운 7월과 8월에 이렇게 경기 일정을 짜놓는 게, 감독으로서는 과연 좋은 경기력이 나올까라는 생각이 든다"면서 "결국 팀 입장에선 다 물러서서 수비를 할 수밖에 없다. 팬들도 좋은 경기력을 보기 위해 경기장에 오시지, 그런 걸 보러 오시진 않을 것"이라며 아쉬워했다.
월드컵 때문에 불가피한 상황의 문제가 아니다. 윤정환 감독 역시 월드컵 휴식기로 인해 주중 경기가 더 많이 배정될 수밖에 없는 상황을 모를 리 없다. 다만 윤 감독이 아쉬워하는 핵심은 경기 간격이다. 그는 "월드컵 휴식기는 어쩔 수 없는 것"이라며 "단 이틀 쉬고 이 더운 날씨에 연전을 하는 건 선수들 부상 위험도 굉장히 높고, 경기력도 떨어진다. 못해도 3일 간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스케줄을 연맹이 짜준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이라고 말했다.
예컨대 주중-주말로 이어지는 일정 편성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면, 토요일~수요일 또는 일요일~목요일 등 최소 경기 사이에 3일은 있어야 한다는 게 윤정환 감독의 호소다. 그래야 선수들도 충분히 숨을 고른 뒤 정상적인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저희들도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려고 노력하지만,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못 뛰면 (전술적으로)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 어느 팀이든 다 똑같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나아가 윤정환 감독은 가을에 새로운 시즌을 시작해 이듬해 늦은 봄에 시즌을 마치는 추춘제 도입 가능성도 일본 J리그 일정 편성과 맞물려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일본은 이미 2026~2027시즌부터 추춘제로 전환된다. 윤정환 감독은 "J리그는 전반기가 12월 12일에 끝나고, 이듬해 2월 초중순에 후반기가 시작된다. 그 정도 일정이라면 K리그도 추춘제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