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이 끝난 뒤 일본 축구계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이번 월드컵에 2명의 심판이 참가했지만, 주심이나 부심으로 배정받지 못한 채 대회를 마친 탓이다. 한국축구는 지난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4회 연속 단 1명의 심판도 월드컵 무대를 경험조차 못하고 있는데, 일본축구는 월드컵 심판 배출을 넘어 주·부심 배정을 목표로 할 만큼 '심판마저' 한·일 격차가 벌어진 모양새다.
21일 풋볼존, 사커킹 등 일본 축구 매체들에 따르면 오기야 겐지 일본축구협회 심판위원장은 이날 이날 일본 도쿄에서 열린 미디어 대상 심판 브리핑에서 아라키 유스케 심판과 미하라 준 심판의 북중미 월드컵 경기 주·부심 배정 무산에 대해 "당사자들은 정말 분하고 속상했을 거다. 우리 역시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아라키 심판이 주심으로, 미하라 심판지 부심으로 각각 월드컵 심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대기심이나 예비 부심 등 역할에 그쳤을 뿐 실제 주심이나 부심으로 그라운드를 누비진 못했다. 오기야 심판위원장은 "미국에서 두 심판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당사자들도 아쉬운 점이 많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오기야 위원장은 "비록 이번에는 주심을 맡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일본인 심판들이 한 달 넘게 월드컵이라는 무대에 참여한 것만으로도 소중한 경험이 됐을 것이다. 이는 자랑스러운 일이기도 하다"며 "대신 2030년, 2034년 등 이후 대회에는 반드시 월드컵 경기를 관장하는 일본인 주심이 나와야 한다. 어떻게 하면 그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반드시 실현해야 할 과제"라고 덧붙였다.
이번 북중미 월드컵에는 주심 52명, 부심 88명, 비디오 판독(VAR) 심판 30명 등 역대 최대 규모의 심판진이 꾸려졌다. 일본은 이번 월드컵에도 2명의 심판이 FIFA의 부름을 받으면서, 무려 8회 연속 월드컵 심판을 배출했다.
그러나 한국축구는 '이번에도' 월드컵 심판을 배출하지 못했다. 무려 4회 연속 월드컵 무대에 그 누구도 서지 못하는 굴욕이 이어졌다. 심지어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에 나가지도 못하는 중국축구는 마닝 주심을 비롯해 부심, VAR 심판 1명씩 배출한 바 있다.
한국 심판이 월드컵 무대에 선 건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당시 정해상 부심이 마지막이다. 주심은 무려 24년 전인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김영주 심판까지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K리그 판정 논란이 그야말로 매번 끊이지 않는 가운데, 한국축구는 여전히 '월드컵 심판 배출' 자체가 목표다. 반면 일본축구는 월드컵 심판 배출은 어느덧 당연해졌고, 이제는 주심·부심 등 실제 경기를 관장하는 심판 배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제는 심판마저도 한국과 일본축구의 격차가 더 크게 벌어지기 시작한 씁쓸한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