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해까지 떴는데 또 취소라니→현장 그라운드 직접 밟아보니... KBO 관계자까지 와서 '직접 확인' [수원 현장]

수원=김우종 기자
2026.07.23 18:38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 지난 21일 폭우 속에서 치러진 연장전의 여파로 그라운드 흙이 진흙 범벅이 되어 선수들의 부상 위험이 컸다. 김시진 KBO 경기감독관은 올 시즌 교체한 흙이 아직 단단하게 굳지 않아 배수가 원활하지 않았다고 설명하며 사과했다.
23일 수원 KT위즈파크 3루 베이스 근처 그라운드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비는 그치고 해까지 얼굴을 내밀었지만,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할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여전히 진흙 범벅인 그라운드에서 경기를 치르는 것은 불가능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그라운드 사정으로 인해 취소됐다고 밝혔다.

시작은 지난 21일이었다. 두산과 KT의 주중 3연전 중 첫 경기. 당시 KT는 7연승, 두산은 3연승을 달리고 있었다. 잘 진행되는가 싶었던 경기가 급격한 변화의 상황을 맞이한 건 6회초였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졌고,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당시 시각은 오후 8시 24분. KT가 2-1로 앞선 6회초 두산의 공격 상황이었다. 1사 후 두산의 새 외국인 타자 세베리노 타석 때 KT 불펜 투수 이상동이 투구하기에 앞서 심판진이 경기를 멈춰 세웠다.

방수포를 덮긴 했지만 이내 내야에 물이 고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흘렀고, 이후 빗줄기가 점점 잦아들기 시작했다. 심판진은 경기를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1시간 17분(77분)이 지나 9시 41분 재개됐다.

이후에도 비가 내리다가 그치기를 반복했다. 그라운드는 이미 젖을 대로 젖은 상황. 설상가상 두 팀은 연장전에 돌입했다. 11회까지 가는 혈투 끝에 2-2로 승부를 가르지 못했다. 경기 종료 시각은 오후 11시 51분이었다.

KT 위즈파크. /사진=김동윤 기자

이 폭우의 여파는 꽤 컸다. 다음날인 22일에도 그라운드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다. 그리고 하루가 더 지나 23일. 이날 오전에도 수원 지역에 비가 내렸다. 그라운드 흙을 말리기 위해, 방수포를 덮을 수도 없는 상황이었다. 오후에 잠시 햇볕이 들기 시작했지만, 완전히 말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상태를 살피기 위해 직접 그라운드 위로 가봤다. 흙을 밟으면 발이 푹푹 들어갈 정도. 더욱이 미끄러운 진흙이라 신발 역시, 마치 빙판길 위를 걷는 것처럼 쉽게 미끄러졌다. 자칫 발을 접질릴 경우, 큰 부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

이날 현장에는 김시진 KBO 경기감독관은 물론, KBO 운영팀에서도 관계자가 현장에 직접 나와 상태를 살폈다. 김시진 감독관은 그라운드 취소 결정을 내린 뒤 취재진과 만나 "경기를 진행하는 건 팬들과 약속이다. 구단도 그렇고 모두 경기를 최대한 진행하려고 한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그런데 어제도 비가 오고, 그러면서 오늘 방수포를 덮지 못했다. 그러다 보니 흙 전체가 미끄러운 상태다. 새 흙을 덮으려면 그라운드 위 모든 흙을 뒤엎어야 하는 상황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약 100톤의 흙이 필요할지 모른다"고 설명했다.

김시진 감독관은 "원래 수원 위즈파크는 배수가 잘되는 곳이다. 저도 현대 유니콘스 (감독) 시절 이곳을 오랫동안 써봤다. 당시에는 딱딱했다"면서 "그런데 올 시즌을 앞두고 그라운드 흙을 전부 교체한 상태다. 그래서 흙 아래쪽이 아직 단단하게 굳지 않은 상태다. 앞서 말씀드렸듯이 경기는 팬들과 약속이라 진행하려고 하는데, 그러다 만약 부상을 당하면 더 문제가 생긴다. 경기 운영위원으로서 죄송하다"며 본인의 잘못이 아님에도 거듭 허리를 굽혔다.

23일 수원 KT위즈파크 3루 베이스 근처 그라운드 모습. /사진=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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