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리 톰슨(30·NC 다이노스)에겐 잊기 힘든 날이었다. 완벽한 투구로 승리를 눈앞에 뒀으나 불펜의 충격적인 난조 속에 승리를 놓쳤다.
라일리는 2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 2026 신한 SOL KBO리그 방문경기에서 6이닝 동안 88구를 던져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11탈삼진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최고 시속 152㎞ 직구를 앞세워 포크볼과 커브, 슬라이더 모두 완벽히 구사하며 SSG 타자들을 제압했다.
팀이 2-0으로 앞선 3회말 조형우에게 던진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며 솔로포를 허용했지만 이게 이날 유일한 실점이었다.
1회와 2회 모두 삼진 2개씩을 잡아냈고 실점한 뒤에도 4회를 삼자범퇴로 마쳤다. 5회 안타 2개를 맞았지만 1사에선 한유섬을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2사 1,2루에선 안상현과 정준재를 모두 커브로 돌려세웠다. 안상현에겐 몸쪽 낮게 떨어지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 정준재에겐 바깥쪽으로 큰 낙폭을 그리며 보더라인 끝에 걸치는 커브로 꼼짝 얼어붙게 만들었다.
6회에도 박성한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기분 좋게 시작한 라일리는 마드리스에게 볼넷, 김재환에게 안타를 맞은 뒤에도 전의산을 1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더니 최지훈에겐 가운데로 향하는 시속 151㎞ 직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았다.
88구를 던져 7회 등판도 가능했으나 팀이 5-1로 앞선 상황에서 NC 벤치는 무리하지 않는 수를 뒀다.
그러나 압도적인 라일리를 상대하던 SSG 타자들에게 불펜 가동은 오히려 기회였다. 7회말 등판한 전사민은 1사에서 조형우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안상현에게 안타, 2사 1,3루에서 박성한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8회 등판한 김진호는 1사 1,2루 위기에 몰렸으나 마무리 임지민이 등판해 실점 없이 막아내며 한숨을 돌렸다.
9회가 문제였다. 임지민이 1사에서 이지영에게 안타, 마드리스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김재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냈으나 이후 극심한 제구 난조를 겪었다. 볼넷 이후 2사 만루에서 최지훈, 한유섬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허용했다.
그럼에도 NC는 교체 없이 강행했고 홍대인에게도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고 5-5 동점을 허용했다. NC 벤치는 그제서야 투수를 손주환으로 바꿨고 간신히 이닝을 마치고 연장으로 향할 수 있었다. 연장에서 양 팀은 모두 득점하지 못하며 긴 승부의 결과는 무승부로 막을 내렸다.
지난해 17승을 거두고 다승왕에 올랐던 라일리는 올 시즌 부상으로 5월에서야 로테이션에 복귀했지만 이후 빼어난 투구로 5연승을 달렸다. 5회 이전에 무너진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타선도 도움을 주며 단 1패도 허용하지 않았다. 13경기에서 75⅔이닝을 소화하며 5승 무패, 평균자책점(ERA) 3.09.
에이스가 기대대로 잘 던진 경기에서 다 잡은 승리를 날린 불펜, 아쉬웠던 투수 운영이 더욱 씁쓸함으로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