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체스터 시티 선수들도 감탄할 정도였다. 수차례 놀라운 선방을 선보인 팀 K리그 수문장 구성윤(32·FC서울)이 역대급 맹활약을 펼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명문 구단과 맞대결에서 가장 빛났다.
구성윤은 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 쿠팡플레이 시리즈 1차전 맨시티와 경기에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되어 그라운드를 누볐다. 전반에만 3골을 허용하며 흔들렸던 팀 K리그는 구성윤이 보여준 선방쇼에 힘입어 후반전 맨시티에 단 한 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특히 구성윤은 경기 종료 직전 사비뉴의 왼발 궤적 슈팅까지 가까스로 쳐내는 등 45분간 무려 8개의 슈팅을 막아넀다. 경기 직후 맨시티의 골키퍼 마르쿠스 베티넬리조차 그에게 다가가 엄지를 치켜세우며 박수를 보낼 정도였다.
팀 K리그의 사령탑을 맡았던 정정용 감독은 경기 후 공식 기자회견에서 구성윤을 두고 "이런 말을 해도 될지는 모르겠다"면서도 "구성윤은 더 좋은 무대로 가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며 극찬했다.
구성윤은 경기 후 믹스드존에서 취재진을 만나 "후반 45분만 본 맨시티 관계자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며 "개인적으로는 만족스러운 경기를 한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단 하루 발을 맞췄지만, 선수들과 스태프 모두 이기겠다는 각오로 준비했다. 1-3 패배라는 결과는 아쉽지만 그라운드에서 직접 맨시티와 맞붙을 수 있어 정말 행복하고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이날 구성윤은 시속과 궤적 자체가 다른 슈팅의 벽을 몸소 느꼈다. 그는 "첫 프리킥 슈팅이 날아올 때 공이 생각보다 너무 빨라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다. K리그 공과 달리 가볍고 속도가 빨라 준비 동작을 한 박자 더 서둘러야겠다고 느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전반전 벤치에서 맨시티의 주전급 선수들이 펼친 화려한 플레이를 관전한 소감에 대해서는 "오히려 전반에 뛰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벤치에서 봐도 패스 템포와 슈팅 타이밍의 차원이 달랐다. 아직 프리시즌이라 몸이 100%가 아닐 텐데도 그런 압도적인 경기력을 보여주는 것을 보며 클래스의 차이를 확실히 체감했다"고 혀를 내둘렀다..
올 시즌 서울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하며 리그 최소 실점 상위권을 이끌고 있는 구성윤은 한층 여유로워진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연차가 쌓이면서 축구를 대하는 태도가 많이 바뀌었다. 어릴 때는 축구를 너무 어렵고 딱딱하게만 접근했던 것 같다"며 "이제는 그라운드 위에서 축구를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 긍정적인 마음가짐이 좋은 경기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