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 기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반기 평균자책점 9점대에 머물렀던 투수가 후반기 2점대 평균자책점을 찍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KIA 타이거즈의 대표팀 출신 좌완 투수 이의리(24)다.
이의리는 올 시즌 15경기에 등판해 2승 6패 1홀드 평균자책점 8.16의 성적을 기록 중이다. 총 43이닝 동안 46피안타(8피홈런) 37볼넷 45탈삼진 39실점(39자책점)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93, 피안타율 0.277의 세부 성적을 마크하고 있다.
올 시즌 성적만 놓고 보면 전력 외 자원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성적이다. 그러나 최근 성적의 변화를 보면 다소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의리는 전반기 10경기 동안 1승 6패 평균자책점 9.42, 총 35⅓이닝 41피안타(8피홈런) 33볼넷 39탈삼진 37실점(37자책점) 피안타율 0.295의 성적을 거뒀다.
지난 2024년 6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토미존 서저리)을 받은 이의리는 지난 시즌 10경기 출전에 그쳤다. 1승 4패 평균자책점은 7.94. 부진은 올 시즌으로 계속 이어졌다. 결국 휴식 차원으로 지난 5월 17일부터 26일까지 열흘 동안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채 회복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5월 29일 LG 트윈스전에 복귀했지만 2이닝 4피안타(1피홈런) 4볼넷 1탈삼진 6실점(6자책)으로 또 흔들렸다.
사령탑인 이범호 KIA 감독은 누구보다 이의리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다. 제임스 네일과 아담 올러의 외국인 원투 펀치. '타이거즈의 심장' 양현종과 함께 이의리가 4선발로서 제 모습을 찾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였다. 5선발로는 황동하와 김태형이 버티고 있는 상황. 그러나 이의리는 끝내 자신이 얻은 수많은 기회를 살리지 못했고, 5월 30일 1군 엔트리에서 다시 말소됐다.
이후 그가 향한 곳은 일본이었다. 6월에 그는 일본 지바현 이치가와시에 위치한 넥스트 베이스 애슬레틱스 랩(NEXT BASE ATHLETES LAB)에서 특별 훈련을 소화했다. 김시훈, 강효종, 홍민규와 함께였다. 그리고 퓨처스리그에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복귀전을 소화한 뒤 마침내 지난달 16일 1군 복귀전을 치렀다.
후반기 5경기 동안 성적은 1승 무패 1홀드 평균자책점 2.35. 총 7⅔이닝 5피안타 4볼넷 6탈삼진 2실점, 피안타율은 0.185. '환골탈태'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16일 SSG를 상대로 치른 복귀전에서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펼쳤다. 복귀전 속구 최고 구속은 154㎞가 찍혔다. 17일에는 1⅓이닝 3탈삼진 퍼펙트 투구를 해냈고, 19일에는 몸에 맞는 볼 1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1⅓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에 성공했다. 이어 23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3이닝 3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복귀 후 첫 실점을 기록한 그는 29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1이닝 1피안타 무실점 투구를 또 해냈다.
KIA는 7월 한 달 동안 선발진이 어려움을 겪었다. 올러가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3.06, 시라카와는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89에 머물렀다. 네일은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6.26, 황동하는 3경기에서 평균자책점 5.84에 각각 그쳤다.
이범호 감독은 이의리 복귀 당시 "(이)의리가 마운드에서 던지는 감을 찾으면서 우리 선발이 힘들어질 경우, 선발로 써도 된다. 결국 제일 좋은 건 선발로 가는 것"이라면서 "아무래도 아깝다. 다른 팀에서는 찾기 힘든 155km의 공을 던질 수 있는 자원이다. 또 100구까지 아무 무리 없이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그런 투수를 그냥 두는 것도 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일단 이의리는 복귀 후 선발로 등판하지 않은 채 계속 불펜으로만 나섰다. 그리고 '폭염 브레이크'로 KIA 역시 시간을 번 가운데, 이의리도 재충전의 시간을 보냈다. KIA는 올 시즌 현재 52승 46패 2무로 리그 단독 5위에 자리하고 있다. 남은 시즌 동안 5위는 물론, 4위 그 이상의 성적을 노리는 KIA. 과연 이의리는 또 어떤 좋은 투구 내용을 보여주며 팀의 대도약을 이끌 것인가. KIA 팬들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