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는 현재 클로저급 투수가 2명이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 클로저 역할을 맡고 있는 이영하(29), 그리고 지난 시즌까지 두산의 클로저로 뒷문을 책임졌던 김택연(21)이 있다.
사실 올 시즌 출발은 김택연이었다. 그런데 김택연이 지난 4월 말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마무리 투수 자리에 공백이 생겼다. 사령탑의 선택은 이영하였다. 결과적으로 이는 '신의 한 수'가 되는 모양새다.
올 시즌 39경기에 등판해 5승 3패 16세이브 평균자책점 3.61의 성적을 올리고 있다. 총 47⅓이닝 동안 36피안타(3피홈런) 23볼넷 58탈삼진 19실점(19자책) 이닝당 출루허용률(WHIP) 1.25, 피안타율 0.205의 세부 성적을 기록 중이다.
올 시즌 이영하의 출발은 좋지 않았다. 지난 4월 15일 SSG 랜더스를 상대로 올 시즌 처음 등판, 3이닝 5피안타 3볼넷 7탈삼진 3실점(3자책)으로 흔들리며 패전의 멍에를 썼다. 올 시즌 그가 선발로 나선 처음이자 마지막 경기였다. 이어 4월 21일 불펜 투수로 처음 등판해 구원승을 챙긴 뒤 올 시즌 내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김택연은 재활의 시간을 거쳐 지난 6월 10일 롯데 자이언츠전을 통해 복귀했다. 하지만 김택연이 돌아왔다고 해서 김 감독은 클로저를 교체하지 않았다. 이영하에게 9회를 그대로 맡기는 대신, 김택연은 그 앞에서 필승조로 던지도록 했다.
그리고 김택연 역시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잘 해내고 있다. 올 시즌 현재까지 그는 29경기에 등판해 1승 2패 3세이브 7홀드 평균자책점 2.59를 마크했다. 총 31⅓이닝 22피안타(4피홈런) 17볼넷 38탈삼진 9실점(9자책) WHIP 1.24, 피안타율 0.193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특히 최근 10경기에서는 1승 무패 4홀드 평균자책점 0.84로 사실상 언터처블 투구를 펼치고 있다.
결과적으로 자원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사령탑 김원형 감독의 뚝심과 용병술이 완벽하게 통한 셈이다.
왜 사령탑은 최근 김택연의 호투에도 클로저 구성에 변화를 주지 않는 걸까. 김 감독은 마무리 투수 변경에 관한 질문에 "지금 필승조가 순서대로 잘 돌아가고 있다. 굳이 바꾼다고 해서…. 바꾸면 더 잘할까요"라고 되물었다.
이어 "(김)택연이가 돌아왔을 때 어느 정도 저 스스로 기준을 잡았다. (이)영하가 이 모습 그대로 끝까지 가면 좋지만, 만약 부침이 생길 경우에는 어쩔 수 없이 택연이를 뒤로 돌리려 했다. 그런데 영하가 지금 계속 좋다. 또 택연이 역시 7회와 8회에 너무나 좋은 공을 던져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이영하는 150km대 중반에 달하는 구속을 자랑하고 있다. 김 감독은 "마무리 투수로 이동하면서 구속이 지난해보다 약 2km 정도 상승한 것 같다. 클로저로 나설 경우, 아무래도 흔히 아드레날린이 솟구친다고 하지 않나. 그러면서 자기도 모르게 더 강한 볼을 던질 수 있는 게 마무리 투수라는 보직 같다. 물론 본인도 노력을 많이 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다"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제 두산은 '폭염 브레이크' 후 한화 이글스와 주중 3연전을 소화한 뒤 주말에는 광주에서 KIA 타이거즈를 마주한다. 과연 후반기 계속 상승세를 타고 있는 두산이 좋은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 그 중심에는 김택연과 이영하가 버티고 있는 통곡의 벽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