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던 170㎝ 초등생→181㎝ 배구 에이스됐다! 중앙여고 오세인 "안 좋은 공도 다 때리는 선수 될게요" [인터뷰]

북아현동=김동윤 기자
2026.08.21 08:28
중앙여고 아웃사이드 히터 오세인은 초등학교 시절 축구를 하다 배구로 전향해 현재 181cm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최근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오세인은 강한 임팩트와 파워를 무기로 어려운 공도 책임지는 공격수를 꿈꾸며 리시브와 수비 보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중앙여고 오세인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위치한 중앙여고 실내 강당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축구공을 차던 170㎝ 초등학생이 어느덧 전국대회 MVP를 수상하는 배구부 에이스가 됐다. 중앙여고 아웃사이드 히터 오세인(18)이 좋지 않은 공까지 책임지는 공격수를 꿈꾼다.

오세인은 최근 서울 중앙여고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초등학교 5학년 때 배구를 시작했다. 원래 그전에는 축구를 하고 있었다. 아버지가 예전에 축구선수를 하셨고, 초등학교 때 감독님과 지인분이 아는 사이여서 어쩌다 보니 배구를 하게 됐다"고 떠올렸다.

당시 키가 이미 170㎝였다. 그렇게 우연히 배구공을 잡은 오세인은 현재 181㎝ 아웃사이드 히터로 성장했다. 필요하면 아포짓 스파이커까지 소화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재능은 일찍부터 인정받았다. 지난해에는 어린 나이에도 21세 이하(U-21) 여자 배구대표팀에 발탁돼 2025 국제배구연맹(FIVB) U-21 세계선수권대회 16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 대회에서 한국은 최종 13위로 대회를 마쳤다.

올해는 중앙여고의 해결사로 한층 성장했다.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끝난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에서는 팀을 시즌 첫 전국대회 정상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중앙여고는 앞서 3월 춘계연맹전과 5월 종별선수권대회 결승에서 두 차례나 선명여고에 막혀 준우승에 머물렀다. 세 번째 결승 맞대결에서도 오세인은 1세트부터 상대의 높은 블로킹에 고전했다.

오세인은 "선명여고와 앞서 경기했을 때 계속 블로킹이 높아서 많이 막혔다. 결승에서도 그 생각을 하다 보니까 오히려 미스가 더 많이 나왔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중앙여고 오세인(오른쪽)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18세 이하 여자부 우승 후 만났다. /사진=김동윤 기자
중앙여고 오세인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18세 이하 여자부 선명여고와 결승에서 공격을 시도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장윤희(56) 중앙여고 감독의 한마디가 머릿속을 정리해줬다. 오세인은 "2세트 시작 전에 감독님께서 '그냥 막혀도 되니까 자신 있게 때려'라고 말씀하셨다"라며 "그렇게 하려고 하니까 뭔가 잘 풀렸고 오히려 막히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앞서 일신여상과 준결승에서 15점을 올렸던 득점력이 그때부터 불을 뿜었다. 오세인은 2~4세트 공격을 주도하며 선명여고를 세트 점수 3-1로 꺾고 두 차례 준우승의 아픔까지 털어냈다.

오세인은 2세트부터 달라진 점으로 팀 리시브를 꼽았다. 그는 "앞선 두 경기에서는 리시브가 많이 흔들려서 이단 볼을 위주로 때렸고, 그러다 보니 더 막히기 쉬웠다"라며 "이번에는 리시브가 잘되니까 여러 플레이를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장 감독이 꼽는 오세인의 가장 큰 무기는 '임팩트'다. 장 감독은 "(오)세인이는 어떠한 경우에도 성실한 선수다. 그리고 가장 큰 장점은 공을 때리는 임팩트"라며 "높이도 있고 공격에서 득점력을 만들어준다"고 평가했다.

코트 위 존재감도 남다르다. 대회 결승에서나 이날 진행된 훈련에서도 항상 밝은 표정으로 친구들과 후배들을 격려했다. 장 감독의 꼼꼼한 지도를 씩씩하게 받아낸 선수 중 하나였다. 장 감독은 "(오)세인이는 목소리가 크고 파이팅이 넘친다. 요즘 그렇게 파이팅하는 선수들이 많지 않은데 다른 지도자들도 그런 부분을 굉장히 좋게 평가한다"고 칭찬했다.

중앙여고 오세인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18세 이하 여자부 우승 후 스타뉴스와 만났다. /사진=김동윤 기자
중앙여고 오세인이 지난 6일 충북 제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IBK기업은행배 전국중고배구대회 18세 이하 여자부 선명여고와 결승에서 공격을 성공시키고 파이팅을 외쳤다. /사진=김동윤 기자

활용도 역시 높다. 장 감독은 "(오)세인이는 포지션을 여러 각도로 변화시켜도 코트에서 잘 빠지지 않는다. 아웃사이드 히터든 아포짓이든 그 자리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히 해준다"라며 "그래서 팀의 중심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선수 본인도 자신이 어떤 공격수인지 잘 알고 있다. 강하게 공을 때리는 파워와 손목을 활용한 임팩트가 무기다. 좋은 토스만 기다리기보다 어려운 공까지 해결하는 공격수를 꿈꾼다. 오세인은 "애들이 이단 볼을 잘 못 올려줘도 다 때려줄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공이 잘 올라오지 않아도 최대한 제가 때려주려고 하는 편"이라고 힘줘 말했다.

가야 할 길도 분명하다. 강한 공격에 비해 아직 서브 리시브와 디그 등 수비에서는 더 성장해야 한다. 공격에서도 정직하게 때리는 경우가 있어 상대 블로킹과 수비를 흔들 다양한 코스를 익히는 것이 과제다.

장 감독도 훈련 때 이 부분을 세밀하게 주문한다. 오세인은 "정면으로 들어가서 때리면 수비수도 정면에 있으니까 받기 쉽다. 감독님께서 몸을 틀어서 반대로 때리거나 끝까지 돌려서 코스를 바꾸라고 많이 말씀하신다"고 전했다.

리시브 역시 스스로 가장 보완하고 싶은 부분이다. 오세인은 "자신감이 조금 부족한 것도 있다. 계속 못 한다고 생각하니까 더 안 되는 것 같다"며 "선배들에게 물어봐도 다 똑같이 '많이 받아봐야 한다'고 한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오세인 리시브.
일본 배구 여자 국가대표팀 사토 요시노. /사진=사토 요시노 SNS 갈무리

그래서 오세인이 즐겨보는 선수가 일본 대표팀의 차세대 에이스 사토 요시노(25·베로 발리 밀라노)다. 사토 역시 178㎝로 아웃사이드 히터로서는 큰 키가 아니지만 뛰어난 점프력과 강한 서브, 작은 체격을 상쇄하는 임팩트 있는 공격을 앞세워 일본 대표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오세인은 "사토 선수는 이단 볼 같은 것도 연타로 넘기는 게 아니라 강하게 때려서 득점을 많이 낸다. 그렇다고 수비나 리시브를 못 하는 것도 아니고 잘한다"며 "그런 강하게 플레이하는 부분을 닮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앞으로 오세인이 따라가야 하는 모습과 닮았다. 타고난 파워와 임팩트를 유지하면서 리시브와 수비 능력을 키우고, 어려운 공에서도 강약과 코스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공격수로서 활용도는 더욱 커질 수 있다.

배구를 향한 열정은 이미 남다르다. 쉬는 날에도 개인 운동을 하고, 발리볼 월드 등을 통해 일본 여자배구뿐 아니라 빠르고 파워가 좋은 남자배구까지 찾아본다. 하루 종일 배구만 생각하면 힘들지 않으냐는 질문에 오세인은 "그런데 보는 것도 재미있다. 그냥 재미있어서 많이 보는 것 같다"고 멋쩍은 웃음을 내보였다.

코트 밖에서는 후배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먼저 장난을 걸고 편하게 대해주는 선배다. 그래서인지 앞으로 어떤 선수가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도 '득점을 많이 하는 선수'라는 답은 나오지 않았다. 오세인은 그저 "팀의 분위기를 밝게 해주고, 같이 해주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중앙여고 오세인이 지난 17일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에 위치한 중앙여고 실내 강당에서 스타뉴스와 만나 인터뷰했다. /사진=김동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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