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의 왕' 세징야(37)가 또 한 번 대구FC를 구해냈다. 두 차례 연속 환상적인 중거리포를 터뜨리며 0-1로 뒤지던 경기를 직접 뒤집었다.
하지만 거의 완벽했던 밤에도 딱 하나 아쉬움이 남았다. 페널티킥이 크로스바를 때리면서 개인 K리그 통산 120호골과 생애 첫 해트트릭을 동시에 완성할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대구는 28일 안산 와~스타디움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2 2026 23라운드 안산 그리너스와 원정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승리의 주인공은 단연 세징야였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대구는 전반 24분 안산의 외국인 공격수 마촙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0-1로 끌려갔다. 대구도 반격에 나섰지만 좀처럼 안산의 골문을 열지 못한 채 전반전을 마쳤다.
답답했던 흐름을 바꾼 것은 역시 세징야였다. 후반 6분 세라핌의 패스를 받은 세징야가 페널티박스 바깥에서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을 날렸다. 공은 그대로 안산 골문을 갈랐다. 승부를 1-1 원점으로 돌리는 동점골이었다.
불과 9분 뒤 세징야의 발끝이 다시 한번 번뜩였다. 이번에는 박인혁의 패스를 받은 뒤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대구 원정 응원석이 들썩일 만큼 환상적인 골이었다.
첫 골은 왼발, 두 번째 골은 오른발이었다. 세징야가 혼자 두 골을 책임지면서 대구는 0-1 열세를 2-1로 뒤집었다.
후반 21분에는 해트트릭을 완성할 절호의 기회까지 찾아왔다. 프리킥 이후 페널티박스 안 혼전 과정에서 안산의 핸드볼 반칙이 선언됐고, 대구에 페널티킥이 주어졌다.
키커는 세징야였다.
성공한다면 의미가 남달랐다. 단순한 한 골이 아니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K리그 통산 117골을 기록했던 세징야는 안산전 멀티골로 119골까지 올라섰다. 페널티킥까지 성공했다면 개인 통산 120호골과 함께 그동안 유독 인연이 없었던 K리그 첫 해트트릭까지 한꺼번에 달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마지막 한 방이 말을 듣지 않았다. 세징야가 힘껏 때린 페널티킥은 골문 안이 아닌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첫 해트트릭과 통산 120호골은 또 다음 기회로 미뤄졌다. 세징야도 아쉬움이 큰 듯 고개를 숙였다.
그래도 대구의 승리에는 문제가 없었다. 적지에서 2-1 역전승을 완성하며 귀중한 승점 3을 챙겼다.
세징야의 멀티골은 대구의 순위 경쟁에도 큰 힘이 됐다. 대구는 안산전 승리로 시즌 12승6무5패(승점 42)를 기록하며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최근 4경기에서도 3승1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가며 승격 경쟁에 다시 불을 붙였다.
선두 수원 삼성은 승점 44로 대구보다 단 2점 앞서 있다. 다만 수원이 대구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