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전 구단 상대 홈런에도 “그냥 골고루 치고 있구나”…이재현이 바라보는 건 오직 ‘1위’ [오!쎈 대구]

OSEN 제공
2026.09.02 14:10
삼성 라이온즈의 이재현이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시즌 15호 홈런을 터뜨리며 2년 연속 전 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했다. 최근 타격 부진으로 선발에서 제외되기도 했던 이재현은 행운의 안타를 계기로 반등에 성공하며 팀의 6연승에 기여했다. 이재현은 개인 기록보다 팀의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며 선두 경쟁을 이어가는 것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OSEN=대구, 손찬익 기자] “그냥 골고루 치고 있구나 정도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이재현이 2년 연속 전 구단 상대 홈런을 달성했다. 최근 타격감이 떨어져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기도 했지만 한 차례 쉼표가 반등의 계기가 됐다. 행운의 안타 하나로 분위기를 바꾸더니 이번에는 제대로 담장을 넘겼다.

이재현은 지난 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홈경기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최근 이재현의 방망이는 기대만큼 뜨겁지 않았다. 결국 지난달 29일 KT 위즈전에서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박진만 감독은 당시 “쉬는 동안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필요하다”며 “컨디션이 안 좋을 때 계속 경기에 나가면 마음이 조급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날 이재현에게 뜻밖의 안타 하나가 찾아왔다. 6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박계범 대신 대타로 나서 KT 선발 로건 앨런과 맞붙었다. 볼카운트 2B-1S에서 4구째 슬라이더에 방망이를 내밀었다. 체크 스윙에 가까운 하프 스윙이었지만 타구가 절묘하게 내야를 넘어가 안타가 됐다.

최근 안타 하나가 간절했던 이재현에게는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박진만 감독도 “타격감이 떨어져 있을 때 큰 거 한 방을 터뜨리거나 빗맞은 안타를 통해 타격감을 회복하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다”며 “체크 스윙에 가까운 스윙이었는데 안타가 나오면서 좋은 흐름을 타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민 유격수의 예상은 적중했다. 이재현은 1일 롯데전에서 1-0으로 앞선 5회 1사 후 상대 선발 엘빈 로드리게스를 상대로 시원한 한 방을 터뜨렸다. 볼카운트 1B-2S에서 4구째 153km 직구를 받아쳐 우중간 담장 밖으로 날려 보냈다. 비거리 120m의 시즌 15호 홈런.

이 한 방으로 이재현은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전 구단 상대 홈런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까지 작성했다. 삼성도 롯데를 3-0으로 제압하고 6연승을 질주했다.

박진만 감독은 “이재현의 홈런이 나오면서 승리할 수 있는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정작 기록의 주인공은 담담했다. 이재현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전광판에 떠서 알았다. 별 느낌은 없는 것 같다. 그냥 ‘골고루 치고 있구나’ 정도”라고 웃었다. 이어 그는 “이틀 쉬고 경기하니까 큰 실수 없이 하려고 좀 더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공격에서만 빛난 게 아니었다. 7회 1사 1,3루 위기에서는 손성빈의 땅볼 타구를 침착하게 병살타로 연결하며 선발 오스틴 보스의 무실점 투구에도 힘을 보탰다.

이재현은 “계속 상황이나 카운트, 타자의 성향을 봤을 때 제게 타구가 올 것 같아서 준비하고 있었다. 마침 제게 와서 잘 막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올 시즌 개인 성적만 놓고 보면 이재현 스스로 만족하기 어렵다. 이날까지 65경기에서 타율 2할3푼(200타수 46안타) 15홈런 35타점 39득점 1도루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시즌 막바지 이재현에게 개인 기록은 더 이상 가장 중요한 목표가 아니다. 삼성은 6연승을 달리며 선두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김)영웅이도 그랬듯이 개인 기록은 진짜 이제 와서 별로 의미 없다. 팀이 좋은 분위기에 있으니까 최대한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타격 부진으로 잠시 멈춰 섰던 이재현에게 쉼표는 약이 됐다. 체크 스윙으로 만든 행운의 안타가 반등의 작은 계기가 됐고, 이틀 뒤 153km 직구를 담장 밖으로 날려 보내며 2년 연속 전 구단 상대 홈런까지 완성했다. 이제 이재현이 바라보는 곳은 자신의 기록이 아닌 삼성의 가장 높은 자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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