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인천, 이후광 기자] SSG 랜더스를 제외한 프로야구 9개 구단에 비상이 걸렸다. 지난해 정규시즌 MVP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를 능가하는 괴물 외국인투수가 생애 첫 완봉승을 달성한 뒤 앞으로 2년 더 SSG에서 뛰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SSG 외국인투수 페드로 아빌라는 지난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13차전에 선발 등판해 9이닝 3피안타 1볼넷 5탈삼진 무실점 101구 완벽투를 펼치며 생애 첫 완봉승을 달성했다. 팀의 4-0 완승을 이끈 에이스의 역투였다.
아빌라는 전신 SK 와이번스를 포함해 구단 역대 19번째 완봉승의 주인공이 됐다. 2017년 9월 15일 잠실 두산전 스캇 다이아몬드이후 무려 3276일 만에 완봉승 사나이가 등장했다. SSG 랜더스(2021년 창단) 소속으로는 최초.
KBO리그는 지난 5월 24일 사직 롯데 자이언츠전 양창섭(삼성 라이온즈) 이후 103일 만에 KBO리그 역대 874번째 완봉승 기록이 탄생했다. 이번 시즌 완봉승을 거둔 건 KIA 타이거즈 아담 올러(4월 24일 롯데 자이언츠전), 양창섭에 이어 아빌라가 세 번째다. 지난 7월 초 앤서니 베니지아노를 대신해 총액 40만 달러(약 5억 원)에 SSG맨이 된 대체 외국인투수가 엄청난 반전 스토리를 썼다.
경기 후 만난 아빌라는 “야구를 시작하고 처음 완봉승을 해봤다”라며 “이 순간을 위해 지금까지 노력했던 게 많이 떠오른다. 좋은 결과가 나와서 너무 기쁘다”라고 눈물을 글썽였다.
아빌라의 완봉승 뒤에는 공격과 수비의 완벽한 서포트가 있었다. '홈런타자' 전의산이 개인 통산 2호 연타석 홈런을 때려냈고, 수비에서는 6회초 3루수 김요셉의 몸을 던지는 호수비, 8회초 만루에서 나온 유격수 박성한의 홈 송구가 결정적이었다.
아빌라는 “8회초 만루에서 타구 속도가 빠르지 않아서 홈 송구가 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박성한이 홈으로 던져 좋은 결과를 얻었다. 개인적으로 박성한은 되게 열심히 하는 프로페셔널한 선수라고 생각한다. 야구를 잘한다”라고 감사를 표했다.
아빌라의 8회까지 투구수는 93개. 한계 투구수가 임박했으나 그는 홈팬들의 환호성을 받으며 9회초에도 씩씩하게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8회 끝나고 감독님, 코치님께 한 이닝만 더 던지겠다고 했는데 다행히 믿어주셨다”라며 “9회초 코치님이 마운드에 오셨을 때는 제발 교체만 아니었으면 했는데 코치님이 홈런 맞아도 2점이니 타자와 승부에 집중하라고 했다”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생애 첫 완봉승의 또 다른 조력자는 아내였다. 아빌라는 “아내에게 언젠가 완봉승을 할 거라고 늘 말했다. 지난 경기에서 7이닝을 던졌더니 아내가 왜 2이닝을 더 던지지 못했냐고 했다. 그래서 내가 다음에 무조건 보여준다고 했는데 그게 실제로 이뤄져서 더욱 기쁘다”라고 미소를 지었다.
SSG 이숭용 감독은 경기에 앞서 “아빌라는 지금 KBO리그에 와있는 외국인투수 중에 가장 안정감이 있다. 물론 풀타임을 해봐야 더 정확히 알겠지만, 현재 퍼포먼스는 리그 최강이다”라며 “우리가 계약을 잘해서 내년 시즌 꼭 풀타임을 소화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아빌라와의 동행 연장 의지를 내비쳤다.
공교롭게도 아빌라의 생각이 사령탑과 일치했다. 일각에서 9경기 5승 1패 평균자책점 1.40으로 KBO리그를 평정 중인 아빌라의 메이저리그행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으나 아빌라는 “내년, 그리고 후년에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SSG에 영원히 남는 건 장담할 수 없지만, 2년은 꼭 여기서 던지고 싶다”라고 재계약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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