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정윤진 덕수고 감독이 13년 만에 청소년 야구 대표팀 지휘봉을 잡았다.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위해 ‘숙적’ 일본과 ‘난적’ 대만을 넘어야 하는 정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늑대의 소굴로 사냥하러 간다는 마음가짐”이라고 각오를 밝혔다.
7일부터 제14회 18세 이하(U-18)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열리는 대만 타이베이의 대표팀 숙소에서 만난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사냥꾼’의 자세를 강조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은 “선수들에게 우리는 사냥꾼이라고 했다. 한눈을 파는 순간 잡아먹힌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우리 실력이라면 충분히 우승할 수 있다. 결과가 따르지 않는다면 온전히 감독의 탓이다. 선수들은 자신의 기량을 그대로 경기에 보여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의 시선은 온통 대만전에 맞춰져 있다. 한국은 대만, 싱가포르, 태국과 함께 B조에 속했다. 7일 개막전에서 대만과 맞붙는다. 각 조 상위 2개 팀이 슈퍼라운드에 진출하는 가운데 조별리그에서 맞붙은 팀과의 전적은 슈퍼라운드에서도 그대로 유지된다. 대만에 패하면 슈퍼라운드를 1패로 시작한 채 A조 1·2위와 맞붙어야 한다.
정 감독은 “사실상 결승전이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 혹여라도 지게 된다면 다음은 없다”며 “총력전이다. 첫 경기를 잡는다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전은 나중에 생각하겠다. 지금 코치진의 시선은 온통 대만에 향해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대회는 정 감독에게도 설욕의 무대다. 13년 전 U-18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야구 월드컵에 출전했던 정 감독은 당시 5위에 그쳤다. 특히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에 0-10으로 패했고, 대만에는 4-5로 지면서 체면을 구겼다.
정 감독은 당시의 기억을 지금도 생생하게 떠올렸다. 그는 “경기가 끝나고 밥도 먹지 못한 채 숙소에서 혼자 말없이 눈물을 흘렸다”며 “그 이후 13년 동안 대만은 다시 들어올 생각도 못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이 이번 대회에서 우승을 다짐하는 이유는 국가대표 감독으로서의 사명감만이 아니다. 아마추어 야구를 대표한다는 책임감도 크다. 덕수고에서 32년째 지도자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정 감독은 한국 아마추어 야구 현장을 대표하는 지도자 중 한 명이다.
정 감독은 “일본에 비해 한국 아마추어 야구가 좋지 않다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일본과 대만에 비해 우리 아마추어 야구가 뒤지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지금도 현장에서 땀 흘리는 아마추어 야구 감독님들을 대표해서 온 것이기 때문에 더 잘해야겠다고 다짐한다. 한국 야구의 저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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