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5대 자동차 브랜드 중 하나인 체리자동차가 한국법인 설립을 준비하는 동시에 마케팅·홍보 인력도 물색하고 있다. BYD가 수입차 4위에 오르며 중국차에 대한 문턱을 낮춘 데 이어 지커도 판매를 코앞에 두면서 후발 주자들의 진입 속도까지 빨라지고 있다.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체리차는 최근 다수의 헤드헌터를 통해 국내 완성차·수입차 업계 재직자들과 접촉하고 있다. 마케팅, 홍보 직무 매니저 등 한국법인을 담당할 인력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체리차는 이미 △오모다 △재쿠 △레파스 등 산하 브랜드 상표를 국내에 출원해둔 상태다.
체리차는 한국 진출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물밑 작업은 이어가는 모습이다. 장귀빙 체리차 사장은 지난달 2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KG모빌리티(KGM)와의 전략적 투자 계약 체결식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의 많은 고객이 원한다면 한국에 진출할 것"이라며 독자 브랜드 진출 가능성을 시사했다. 체리차는 지난달 일본에서도 현지 언론을 상대로 온라인 브랜드 프리뷰를 열고 시장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면에 내세운 브랜드는 오모다와 재쿠다.
중국 업체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배경에는 자국 시장 상황이 있다. 내수가 과잉생산으로 포화 상태에 빠지면서 수출이 활로가 됐다. 지리적으로 가깝고 충전 인프라가 갖춰진 한국도 대안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 자동차 수출은 509만6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5.3% 증가했다. 이 가운데 신에너지차 수출은 235만5000대로 122.2% 급증했다.
한국 진출을 준비 중인 중국 브랜드는 체리차만이 아니다. BYD에 이어 국내 판매에 나서는 지리홀딩그룹 산하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는 중형 전기 SUV(다목적스포츠차량) '7X'를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받고 있다. '중국의 테슬라'로 불리는 샤오펑은 지난해 한국 법인을 설립한 데 이어 최근 한국 사업 총괄 채용 절차를 진행 중이다. 샤오미와 니오의 한국 진출 가능성도 거론된다.
업계에서는 중국 브랜드의 진입이 수입차 시장 구도를 넘어 국산차 판매에도 변수가 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중국차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운 전기차로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다. 택시를 비롯한 영업용 차량에서도 중국산 전기차 침투가 현실화한 상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한국 시장에 먼저 들어온 BYD는 올해 1~8월 1만7523대를 등록, 수입차 브랜드 4위에 올랐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차가 싸기만 하다는 인식과 달리 기술력도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는데 국내 업체들이 가격에서까지 밀린다"며 "가성비를 앞세운 엔트리 모델에 머물지 않고 프리미엄 라인까지 영역을 넓히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