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골문을 지키던 수문장이 두 차례 직접 상대 골망을 흔들며 패배 직전의 팀을 구했다. 로날트 쿠만 주니어(31, 텔스타)가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역사상 최초로 한 경기에서 2골을 넣은 골키퍼가 됐다.
텔스타는 7일(한국시간) 네덜란드 벨선자위트의 BUK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2027시즌 에레디비시 5라운드에서 캄뷔르와 2-2로 비겼다.
경기는 텔스타에 어렵게 흘러갔다. 전반 22분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하면서 남은 시간을 10명으로 버텨야 했다.
수적 열세는 후반 들어 실점으로 이어졌다. 텔스타는 후반 8분 라피크 엘아르기위에게 선제골을 내줬고 7분 뒤 니콜라스 빈더르에게 추가골까지 허용했다. 홈에서 0-2로 끌려가며 패색이 짙어졌다.
이때 골키퍼 쿠만이 해결사로 변신했다. 후반 18분 파트릭 브라우버르가 상대 반칙을 끌어내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쿠만은 골문 오른쪽 아래를 정확하게 찔러 추격골을 터뜨렸다.
쿠만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텔스타는 후반 추가시간 상대의 핸드볼 반칙으로 또 한 번 페널티킥 기회를 잡았다. 추가시간이 11분을 넘어선 시점이었다.
다시 공을 들고 페널티 지점으로 향한 선수는 쿠만이었다. 그는 첫 번째 페널티킥과 마찬가지로 골문 오른쪽 아래를 겨냥해 득점에 성공했다. 텔스타는 경기 종료 직전 2-2 동점을 만들며 승점 1점을 건졌다.
에레디비시 역사상 골키퍼가 한 경기에서 두 골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쿠만은 소속팀이 기록한 두 골을 모두 책임지며 진기록의 주인공이 됐다.
쿠만이 페널티킥 득점으로 텔스타를 구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시즌 리그 최종전에서도 직접 페널티킥을 성공시키며 강등 위기에 놓였던 텔스타의 에레디비시 잔류를 이끌었다. 이번에는 0-2로 뒤지던 팀을 혼자 구해냈다.
쿠만은 네덜란드 대표팀과 FC 바르셀로나 등을 지휘한 로날트 쿠만 감독의 아들이다. 아버지 쿠만은 현역 시절 수비수였음에도 강력한 킥을 앞세워 수많은 득점을 기록했다. 아들도 골키퍼라는 포지션의 한계를 넘어 발끝으로 에레디비시 역사를 새로 썼다.
쿠만 감독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네덜란드 대표팀을 이끌었지만 모로코와 32강전에서 패해 탈락한 뒤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아버지가 대표팀을 떠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들은 한 경기 멀티골이라는 전무후무한 기록으로 네덜란드 축구의 중심에 섰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