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장조차 헛웃음 섞인 감탄을 금치 못했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50) 감독이 전날(8일) 대구에서 터진 KIA 타이거즈 김도영(23)의 역사를 새로 쓴 시즌 40호 홈런을 돌아보며 솔직하고 유쾌한 소감을 밝혔다.
모두가 기다렸던 김도영의 이번 시즌 40번째 홈런은 지난 8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양 팀의 맞대결 6회초에 나왔다. 삼성이 4-1로 앞서던 상황에서 선발 최원태에 이어 교체 투입된 구원 투수 사토시가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에는 김도영. 승부는 단 1구 만에 끝났다. 사토시가 꽂아 넣은 초구 149km 한가운데 직구를 김도영이 지체 없이 잡아당겼고, 타구는 라이너성 궤적을 그리며 좌익수 뒤 관중석 상단에 꽂히는 비거리 128m 솔로포로 연결됐다.
이 한 방으로 김도영은 해태 시절을 통틀어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역사상 국내 타자 '최초'의 단일 시즌 40홈런이라는 대업을 달성했다. 1999년 트레이시 샌더스가 세운 구단 역대 한 시즌 최다 홈런(40개)과 어깨를 나란히 한 순간이자, 41번째 아치를 그릴 경우 단독 신기록을 작성하게 되는 기념비적인 대기록이었다.
9일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박진만 감독은 김도영의 피홈런 상황이 화두에 오르자 특유의 너털웃음을 지으며 솔직하게 놀란 속내를 털어놨다. 박 감독은 "사토시가 상대 타자들에게는 아직 생소한 투수라 치기 쉽지 않았을 텐데, 그걸 초구에 정타로 쳐서 넘기는 걸 보고 솔직히 깜짝 놀랐다"며 "김도영이 정말 좋은 선수이고,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라는 걸 다시 한번 실감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이어 박 감독은 "사토시도 던져놓고 멍하니 놀라더라. 본인도 그동안 기세가 올라와 있고 마운드 위에서 자신감도 있어서 공을 총알같이 씩씩하게 던졌는데, 그게 총알같이 날아가 버리니까 마운드에서 순간 멍해진 것 같다"며 웃었다.
비록 상대에게 맞은 뼈아픈 홈런이었지만, 타이거즈 구단 역사상 국내 선수 첫 40홈런이라는 금자탑을 쌓아 올린 김도영의 전광석화 같은 배트 스피드 앞에서는 상대 사령탑 박진만 감독도 유쾌한 인정과 감탄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