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로 보던 팀들, 너무 설레요" 분데스 입성, 활짝 웃은 설영우..."에이전트 역할 한 자철이 형, 그 길 따라가고 싶다"

OSEN 제공
2026.09.09 19:37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에 입단한 설영우가 온라인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이적 비화와 적응기를 공개했다. 설영우는 구자철이 에이전트 역할을 하며 팀의 장점을 알려준 것이 이적에 큰 도움이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꿈에 그리던 리그의 일원이 된 것에 설렘을 표하며 꾸준히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는 다짐을 전했다.

[OSEN=고성환 기자] 마침내 유럽 빅리그를 밟았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아우크스부르크에 입단한 대한민국 국가대표 수비수 설영우(28)가

설영우는 9일 진행된 국내 언론과 온라인 미디어 라운드 테이블을 통해 아우스크부르크 이적 비화와 독일 적응기, 아쉽게 끝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대표팀 발탁 의지 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울산 HD 유스 출신 설영우는 2020년 프로 데뷔한 뒤 2024년 여름 츠르베나 즈베즈다(세르비아)에 입단하며 유럽 무대로 진출했다. 이후 그는 양발 활용 능력과 왕성한 활동량, 뛰어난 축구 지능을 바탕으로 세르비아 무대를 평정했다. 데뷔 시즌부터 42경기 6골 8도움을 기록했고, 두 시즌 연속 수페르리가 올해의 팀에 이름을 올렸다.

그 덕분에 설영우는 아우크스부르크 유니폼을 입으며 '스텝업'에 성공했다. 이적료는 옵션 포함 최대 550만 유로(약 86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유럽 진출 2년 만에 5대 리그에 입성하면서 구자철, 지동원, 홍정호에 이어 아우크스부르크 구단 역사상 네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된 설영우다.

이적 후 설영우는 두 경기 연속 교체 출전하며 팀에 적응 중이다. 그는 "정신없이 이것저것 준비하고, 어쩌다 보니 두 경기를 뛰게 됐다. 많은 시간은 아니었지만, 이제야 '이적했구나' 실감하고 있다. 즈베즈다와는 또 다른 경쟁이 시작됐다. 최대한 많이 뛰고 싶다. (김)민재 형이 너무 잘하고 있다. 민재 형처럼 오래 분데스리가에서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했다. 설영우는 "3주 전부터 계속 협상을 하고 있었다. 계속 이야기를 나누면서 스포츠 디렉터분들과 영상 미팅도 했다. 이적 성사 일주일 전에 감독님과도 영상 미팅을 했다. 그때 정말 이적이 성사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감독님이 축구 얘기를 할 줄 알았는데 예전에 한국에 오셨던 얘기를 해주셨다. (구)자철이 형에 대한 얘기도 했다. 정말 친한 친구처럼 다른 이야기를 하다가 끊었다. '왜 축구에는 별로 관심이 없지?'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이적이 안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축구적인 부분은 다 알고 오셔서 얘기 안 하신 거 같다"라며 웃었다.

구자철의 도움도 컸다. 설영우는 "이적 과정에서 자철이 형과 따로 연락했다. 사실 전화번호가 없었는데 (이)승우에게 내 번호를 물어서 먼저 연락을 주셨다. 이 팀의 좋은 점을 얘기해 주시면서 가면 좋겠다고 해주셨다. 자철이 형이 여기서 너무 잘하셨기 때문에 나도 그 길을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철이 형이 에이전트 역할을 좀 하셨다"고 전했다.

분데스리그를 누비는 한국 선수는 설영우 외에도 김민재(바이에른 뮌헨), 정우영(우니온 베를린), 황희찬(샬케), 이재성(마인츠), 옌스 카스트로프(묀헨글라트바흐) 등이 있다. 올 시즌 더 많은 '코리안 더비'가 성사될 전망이다.

설영우는 "나 역시 기대가 된다. 외국에서 한국 선수를 만난다는 게 정말 반갑고, 좋은 일이다. 여기선 더 많이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다. 같이 경기를 하게 된다면 공격수들과 많이 부딪칠 수 있다. 우영이, 재성이 형, 희찬이 형과 많이 부딪치고 경쟁하게 될 거다. 벌써 설렌다. 우영이랑 할 때 거칠게 해서 한번 눌러줄 생각"이라며 웃음을 터트렸다.

이제는 자신도 꿈꾸던 독일 무대에서 뛰게 된 설영우. 그는 "해외에서 오래 뛰었다고 생각했는데 정말 얼마 안 됐다. 3년 전까지만 해도 울산에서 K리그를 뛰고 있었다. 즈베즈다 입단만 해도 너무 행복한 도전이었다. 믿을 수 없는 유럽 도전이었다. 이렇게 좋은 기회가 주어져서 독일까지 올 수 있었다"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이어 설영우는 "어릴 때부터 TV로 잠도 안 자고 독일과 영국 축구를 봤다.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리그고, 꿈에 그리던 리그였다. 이제 그 리그에 있는 한 팀의 일원이 됐다. 아직도 크게 실감은 안 난다. 한 시즌 정도는 해야 '내가 이 팀에서 뛰었구나' 싶을 거 같다. 임대 떠나지 않고, 잘 버텨서 꾸준히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설영우는 수비수가 잘 달지 않는 '에이스의 상징' 등번호 7번을 받게 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대표팀 외에는 꾸준히 66번을 달고 뛰었다. 이적하면서도 계속 66번을 달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분데스리가는 50번 이상이 안 된다고 하더라. 막막했다. 다른 번호를 안 해봤고, 딱히 하고 싶은 번호도 없었다"고 전했다.

7번은 아우크스부르크의 추천이었다. 설영우는 "팀에서 7번이 남아있다고 하면서 7번을 다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라며 "분데스리가에서 7번을 단다는 것 자체의 의미를 잘 알고 있고, 부담이 크기도 했다. 다만 이 팀 선수들한테 무시받지 않고 싶은 모습, 7번에 어울리는 선수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수 있을 거라는 동기부여로 달았다"고 밝혔다.

아우크스부르크는 개막 2연승을 달리고 있다. 설영우는 난 한 게 없지만, 같은 팀의 일원으로서 만끽하고 있다. 팀 상황이 너무 좋다 보니까 내 경쟁에 조금 어려움이 온 것도 사실"이라며 "물론 팀이 지길 바라는 건 아니다. 양쪽 윙백들이 잘하고 있기 때문에 언젠가 선발 기회가 올 거란 생각으로 훈련에서 잘 경쟁하고 있다. 기회가 오면 그 친구들보다 더 좋은 퍼포먼스를 펼쳐서 감독님을 곤란하게 만들어 드리겠다는 생각"이라고 힘줘 말했다.

분데스리가에서 뛰는 마음가짐도 전했다. 설영우는 "즈베즈다가 워낙 막강한 팀이었다보니 매 경기가 당연히 이겨야 하는 경기였다. 모든 선수가 이긴다는 마인드로 경기장에 나갔다. 하지만 여기에서는 매 경기가 유럽대항전처럼 어려운 경기가 될 거란 생각으로 준비한다. 쉬운 팀이 하나도 없다"라며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 준비하던 느낌이 나서 너무 좋다. 어릴 때부터 TV로 접하던 팀들을 직접 상대한다는 게 설레고 기쁘다. 큰 동기부여가 된다. 팬분들도 열성적인 응원으로 유명하다보니까 개인적으로 벅찬 순간이 많았다. 이런 팬분들 앞에서 계속 뛸 수 있어서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finekosh@osen.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