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 147km로 퍼펙트 게임이라니…前 KIA 투수의 감격 "32세에 이런 일이, 빠른 공이 전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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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0 04:40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트리플A 내슈빌 사운즈의 토마스 파노니가 더럼 불스와의 경기에서 9이닝 8탈삼진 무안타 무사사구로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파노니는 최고 시속 147km의 빠르지 않은 구속에도 불구하고 6가지 구종을 섞어 던지며 인터내셔널리그 역사상 5번째 9이닝 단독 퍼펙트 기록을 세웠다. 과거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했던 그는 이번 기록을 통해 구속이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며 메이저리그 복귀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OSEN=이상학 객원기자] 아무리 마이너리그 게임이라고 해도 투수에게 퍼펙트는 대단한 기록이다. 그것도 최고 시속 147km 느린 공으로 27타자 연속 아웃을 잡아냈다는 점에서 더욱 놀랍다. 밀워키 브루어스 산하 트리플A 내슈빌 사운즈 소속 좌완 투수 토마스 파노니(32)가 그 주인공이다.

파노니는 지난 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더럼의 더럼 불스 애슬레틱파크에서 열린 더럼 불스(탬파베이 레이스 산하)와의 트리플A 경기에 선발 등판, 9이닝 동안 삼진 8개를 잡아내며 안타와 사사구를 단 하나도 허용하지 않는 퍼펙트 게임을 달성했다. 내슈빌의 3-0 승리.

총 투구수 94개로 싱커(30개), 커터(24개), 포심 패스트볼(14개), 스위퍼(11개), 커브(10개), 체인지업(5개) 등 6가지 구종을 효과적으로 섞어 던졌다. 최고 구속은 시속 91.2마일(146.8km)로 포심 패스트볼도 평균 시속 89.7마일(144.4km)에 그쳤지만 체인지업을 제외한 5가지 구종으로 모두 헛스윙을 두 번 이상 이끌어내는 다양함으로 퍼펙트를 해냈다. 트리플A 인터내셔널리그 142년 역사상 5번째 9이닝 단독 퍼펙트 게임.

지난 9일 ‘밀워키 저널 센티널’과 인터뷰에서 파노니는 “매일 경기장에 나와 묵묵히 훈련하며 노력하는 것에는 분명 의미가 있다. 내가 하는 일을 사랑하고, 트리플A에서라도 선발로 나설 기회를 얻는 것만으로도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커리어에서 더 많은 것을 이루고 싶지만 매번 마운드에 올라 공을 받을 때마다 꾸준히 내 역할을 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정말 멋지다”며 “32세의 나이에 퍼펙트 게임을 해냈다고 소리내서 말하는 것 자체가 정말 믿기지 않는다”고 감격했다.

이날 경기는 마이너리그 휴식일인 월요일에 열렸다는 점에서 이례적이었다. 노동절 휴일을 맞아 상대팀 더럼 구단에서 일정을 변경했고, 내슈빌 선수들은 일요일 낮 경기를 치른 뒤 야간 비행기를 타고 더럼으로 이동했다. 바뀐 일정 때문에 리듬이 깨진 파노니는 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고, 구장에 도착해 낮잠 잘 수 있는 곳을 찾아다녔다.

하지만 경기 전 불펜 피칭 때부터 컨디션이 확 올라왔고, 던질수록 점점 감이 좋아졌다. 파노니는 “경기 전 불펜 피칭이 날카로웠고, 경기에서 그걸 이어갔다. 초반에는 슬라이더가 좋지 않았지만 4회부터 감이 잡히면서 스트라이크로 던질 수 있게 됐다. 4회를 마친 뒤 ‘아직 안타 하나 맞지 않았네’라고 생각했다. 볼넷도 주지 않았고, 수비 실책이 없다는 것도 알았다. 공 하나하나에 집중했고, 5회를 마친 뒤에는 ‘좋아, 6회에도 나갈 수 있겠네’라는 생각했다.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올해 6회에 나간 것이 몇 번 없었다. 6회도 쉽게 넘어갔고, 감독도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았다”며 퍼펙트를 의식하기 시작한 시점을 돌아봤다.

당초 6이닝 90구를 계획하고 나섰지만 8회까지 83구만 던지며 퍼펙트 기회가 왔다. 9회 투아웃을 잡은 뒤 마지막 타자 호머 부시 주니어를 상대로 1~3구 연속 볼을 던지며 퍼펙트가 깨질 위기에 몰렸다. 하지만 4구째 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5구째 싱커로 유격수 땅볼을 유도하며 퍼펙트 게임을 완성했다. 파노니는 “9회는 분명 다른 이닝과 달랐다. 무엇이 걸려있는지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마지막 타자에게 스리볼로 카운트가 몰렸지만 팀이 리드하고 있었기 때문에 홈런을 맞더라도 어쩔 수 없다는 생각으로 한가운데로 던져 볼넷을 주지 않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경기 후 더럼 구장 관리팀으로부터 투구판을 선물받은 파노니는 “포수 라몬 로드리게스와 호흡이 정말 잘 맞았다. 그가 경기를 훌륭하게 이끌어줬다. 내 뒤의 수비수들도 모두 멋진 플레이를 보여줬다. 도와준 선수들이 없었다면 퍼펙트를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 경기 후 선수들에게 ‘여러분 없이는 해낼 수 없었을 것이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8~2019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던진 파노니는 2022~2023년 한국에도 왔다. 2년 연속 7월 시즌 중 KIA 타이거즈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합류했지만 재계약에는 실패했다. 2024년 시카고 컵스, 뉴욕 양키스와 마이너리그 계약했지만 빅리그 콜업을 받지 못했고, 지난해에는 밀워키와 마이너리그 계약한 뒤 시범경기 때 부상을 당하며 팔꿈치 굴곡근 수술을 받고 시즌 아웃됐다.

재활을 거쳐 올해 복귀했고, 트리플A에서 22경기(20선발·95⅔이닝) 5승3패 평균자책점 4.23 탈삼진 82개를 기록 중이다. 지난 7월30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대체 선발로 깜짝 콜업, 3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 패전을 당한 뒤 양도 지명(DFA)을 거쳐 내슈빌로 돌아왔다.

파노니는 “난 메이저리그에서 뛰고 싶다. 내게 충분한 재능이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계속 증명했으니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난 점점 좋아지고 있다. 구속은 예전만큼 빠르지 않을지 몰라도 스트라이크를 충분히 던지고 있다. 팔꿈치 상태도 전보다 훨씬 좋아졌고, 내년에 더 강하게 던질 수 있을 거라 확신한다”며 “요즘 야구의 기준만큼 빠른 공을 던지지 않고도 퍼펙트를 해냈다는 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은 구위와 구속만 너무 강조하는데 어제 그게 전부가 아니라는 걸 증명했다. 중요한 건 공을 정확히 구사하고,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가는 것이다. 조금이라도 완급 조절하면서 커맨드를 할 수 있다면 이 게임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진심으로 믿는다”고 자신했다.

74번째 생일을 맞아 첫 퍼펙트 게임을 선물받은 릭 스위트 내슈빌 감독은 “사람들이 ‘왜 계속 이 일을 하냐?’고 묻는다. 그건 바로 이런 순간이 언제 찾아올지 모르기 때문이다. 계속 해나가지 않으면 이런 기회는 절대로 오지 않는다. 파노니에게 지난 몇 년은 결코 쉽지 않았다. 하지만 팀의 모든 구성원은 그가 얼마나 열심히 노력하는지, 얼마나 훌륭한 팀 동료이고 훌륭한 사람인지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마지막 플레이가 끝났을 때 선수들이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벤치에서 뛰쳐나온 것이다”고 기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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