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만 아프면 관리해준다고... 스스로 혹독하게 해야 한다" 21년차 '베테랑' 김현수 뼈있는 일침

대구=박수진 기자
2026.09.10 05:05
KT 위즈 김현수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결승 투런 홈런을 터뜨리며 KBO 리그 역대 3번째로 통산 1600타점을 달성했다. 김현수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최근 야구계의 관리 야구 기조에 대해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질 것을 주문하며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조금만 아프면 관리해 준다는 분위기에 대해 자신을 더 혹독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베테랑다운 태도를 보였다.
9일 투런포를 친 김현수. /사진=KT 위즈
KT 2번타자 김현수가 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KBO리그 KT위즈와 한화이글스 경기 6회말 2사 1,2루에서 우월3점홈런을 터트린 후 홈인하고 있다. /사진=강영조 cameratalks@

치열한 순위 싸움이 한창인 시즌 막판 KBO 리그 역사에서 역대 3번째로 통산 1600타점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팀 승리를 이끈 '21년 차 베테랑' KT 위즈 김현수(38)가 후배들을 향해 묵직한 쓴소리를 남겼다. 최근 야구계에 자리 잡은 이른바 '관리 야구' 기조에 대해 스스로에게 더 엄격해질 것을 주문한 것이다.

김현수는 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원정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0-0으로 맞선 6회초 균형을 깨는 결승 투런 홈런을 쏘아 올리며 팀의 2-0 승리를 굳건히 견인했다. 이 승리로 2위 KT는 1위 삼성에 0.5경기 차이로 따라붙으며 선두 싸움을 더욱 치열하게 만들었다.

특히 이날 승리를 이끈 대포로 김현수는 KBO리그 통산 1600타점 고지를 밟았다. KBO 역사상 1600타점을 달성한 선수는 김현수에 앞서 삼성 최형우(1833타점)와 SSG 랜더스 최정(1681타점) 단 두 명뿐으로 리그 역대 3번째에 해당하는 엄청난 금자탑이다.

호투하던 상대 선발 원태인을 결정적인 투런포로 무너뜨렸지만, 경기 후 인터뷰에서 김현수는 "(원)태인이가 공이 너무 좋았다. 내가 잘 쳤다기보다는 실투가 들어온 것을 놓치지 않았을 뿐"이라며 대기록과 승리 앞에서도 베테랑다운 겸손함을 보였다.

지난 7월부터 타율이 2할대로 떨어지며 타격 부진에 빠져 마음고생이 심했던 그는 "이렇게 야구를 오래 했는데 뭐가 문제인지 사실 잘 몰랐다. 계속 연습을 열심히 하고 있고 타격코치님과 전력 분석팀에서 계속 도움을 주시고 있어서 그나마 이렇게 버티고 있지 않나 싶다. 코치님들과 전력 분석팀에 감사하다. 계속 연구하고 훈련을 열심히 해서 더 (페이스를) 끌어올려야 한다"고 담담히 말했다.

1600타점을 달성한 부분에 대해서도 김현수는 "사실 몰랐다. (홈런을) 치고 나서 더그아웃에 들어오니 이야기해줘서 알았다. 그래서 그런가 보다 했다. 야구를 오래 하면 모두 할 수 있는 것이다. 아프지 않고 오래 하면 되는 것이고 나중에 더 오래 할 선수들이 모두 달성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하지만 야구에 임하는 태도에 있어서 만큼은 타협이 없었다. 특히 조금만 몸이 불편해도 쉽게 휴식을 부여하는 최근 프로야구의 분위기에 대해서는 뼈있는 일침을 가했다. 김현수는 "요즘 선수들, 관리 잘해서 아프지 않는 건 좋은데 조금만 아프면 '관리해 준다'고 난리들을 치지 않나"라며 "관리가 왜 그렇게 필요한지 모르겠다. 자기 자신을 조금 더 혹독하게 하면 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슬럼프 극복에 대한 질문에도 그는 지극히 현실적이고 초연한 답변을 내놨다. 김현수는 "이제 저는 뭐를 '극복'할 나이는 지난 것 같다. 어느 정도 나이가 있어서 극복이라는 단어보다는 이제 은퇴가 다가오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이제 어쩔 수 없다. 빨리 다음 (타석을) 생각하자. 이렇게 한다. 사실 나이가 들고 베테랑이 되는 선수라면 모두 그런 식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담담히 말했다.

스스로에게 한없이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매 타석 절실하게 배트를 돌리는 21년 차 베테랑. '조금만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말이 당연해진 시대에 던진 김현수의 묵직한 한마디는 최근 KBO 리그에서 사라져가는 '철인'의 의미를 다시금 일깨우고 있다.

김현수의 홈런 타격 모습. /사진=뉴스1
김현수가 9일 대구 삼성전에서 결승 투런포를 쏘아올리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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