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프로야구 태동기부터 아낌없는 도움주셨다" 일구회도 故 장훈 추모 "한·일 야구계 남긴 발자취 오래 기억될 것"

김동윤 기자
2026.09.10 17:01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일구회가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이자 한국 야구 발전에 기여한 고 장훈을 추모했다. 고인은 일본 프로야구 통산 3085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웠으며 한국 프로야구 태동기부터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을 주었다. 일구회는 고인이 한·일 야구계에 남긴 발자취를 오래 기억하겠다며 깊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장훈(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단법인 일구회가 일본프로야구(NPB)의 전설이자 한국 야구와도 깊은 인연을 맺었던 고(故)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을 추모했다.

일구회는 10일 추도문을 통해 "일본 프로야구의 전설이자 한 시대를 대표한 위대한 야구인 고(故) 장훈 선생님의 별세 소식에 깊은 슬픔과 애도의 뜻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인은 일본 프로야구에서 23년간 선수로 활약하며 통산 3085안타라는 대기록을 세웠고, '안타 제조기'라는 이름으로 오랜 세월 수많은 야구팬의 사랑과 존경을 받아왔다"고 고인의 업적을 되새겼다.

장훈은 지난 9일 도쿄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향년 86세.

1940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재일한국인 2세로 태어난 장훈은 어린 시절 원자폭탄 피폭을 경험했다. 어려운 환경을 딛고 야구선수의 꿈을 키워 1959년 도에이 플라이어스(현 니혼햄 파이터스)에 입단했고, 이후 요미우리 자이언츠, 롯데 오리온스(현 지바 롯데 마린스) 등을 거쳐 1981년까지 23시즌 동안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기록은 일본 야구 역사 그 자체였다. 통산 2752경기에서 타율 0.319, 3085안타, 504홈런, 1676타점을 남겼다. 3085안타는 지금도 NPB 통산 최다이자 유일한 3000안타 기록이다. 500홈런과 30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 역시 장훈이 유일하다.

타격왕을 역대 최다 타이인 7차례 차지했고, 최다안타 3회, 최고출루율 9회, 베스트나인 16회 등 수많은 타이틀을 남겼다. 1962년에는 퍼시픽리그 MVP를 차지하며 도에이의 첫 일본시리즈 우승에도 힘을 보탰고, 1990년에는 일본 야구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일구회가 특히 강조한 부분은 한국 야구와의 인연이었다. 일구회는 "장훈 선생님은 일본 야구계에서 이룬 위대한 성취에 머무르지 않고 한국 프로야구의 태동기와 초창기부터 우리 야구에 깊은 관심과 애정을 보내줬다"며 "한국 프로야구가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후배 야구인들을 격려하고 발전을 위해 아낌없는 조언과 도움을 줬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장훈은 일본에서 활동하면서도 오랜 기간 한국 국적을 유지하며 한국 야구와 꾸준히 교류했다. 말년에는 일본 국적으로 귀화했지만, 재일한국인으로 살아온 자신의 뿌리와 정체성을 오랫동안 간직했다.

은퇴 후에도 야구와의 인연은 끊기지 않았다. 해설자와 평론가로 활동하며 특유의 직설적인 화법으로 일본 야구계에 영향력을 행사했고, 일본 명구회 창립 멤버로서 야구교실과 각종 행사에도 참여하며 후배 세대 육성에 힘썼다.

일구회는 "고인이 평생 보여준 야구에 대한 뜨거운 열정과 후배를 향한 깊은 애정, 한국과 일본 야구계에 남긴 크나큰 발자취는 오래도록 우리 야구인들의 가슴속에 기억될 것"이라며 "위대한 야구 인생과 뜻깊은 업적에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올린다. 유가족 여러분께도 진심 어린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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