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찬익 기자] 아우들이 해냈다. 한국 18세 이하(U-18) 야구대표팀이 ‘숙적’ 일본을 꺾고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우뚝 섰다. 그 중심에는 일주일 동안 세 차례 마운드에 올라 단 1점도 내주지 않은 ‘철인’ 하현승(부산고)이 있었다.
정윤진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3일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열린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을 2-0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한국은 8년 만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을 차지했다.
선취점은 2회말 나왔다. 1사 후 장민제(충암고)가 3루타를 터뜨리며 포문을 열었다. 남현우(서울컨벤션고) 타석에서 스퀴즈 번트를 시도했지만 남현우가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하면서 1사 1, 3루가 됐다.
한국 벤치는 다시 한번 과감하게 움직였다. 우주로(대전고) 타석에서 또 스퀴즈 작전을 꺼냈다. 이를 간파한 일본이 피치아웃했지만 런다운 과정에서 상대 포수의 실책이 나왔고 장민제가 홈을 밟아 1-0 리드를 잡았다.
추가 득점 기회를 살리지 못한 건 아쉬웠다. 계속된 1사 3루에서 우주로의 스퀴즈 번트가 뜨면서 투수에게 잡혔고 3루 주자까지 귀루하지 못했다. 4회말에는 선두 타자 엄준상(덕수고)이 좌전 안타를 때린 뒤 2루까지 노렸지만 간발의 차로 아웃됐다.
자칫 흐름을 빼앗길 수 있었던 5회초에는 수비가 하현승을 도왔다. 하현승이 선두 타자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일본이 번트를 시도했다. 포수 앞으로 굴러온 타구를 잡은 원지우(강릉고)는 주저하지 않고 2루로 던졌고 더블 플레이로 연결하며 위기를 지웠다.
호수비 뒤에는 추가점이 따라왔다. 5회말 1사 후 남현우가 중전 안타로 출루했고 우주로의 내야 안타 때 일본 1루수의 포구 실책까지 나오면서 3루까지 내달렸다. 이어 조희성(유신고)이 좌전 적시타를 터뜨려 2-0으로 달아났다.
그리고 이날 승부는 하현승으로 시작해 하현승으로 끝났다.
선발 마운드에 오른 하현승은 마지막 7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남아 있는 힘을 모두 쏟아부었다. 일본의 마지막 세 타자를 모조리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자신의 손으로 우승을 확정했다.
그야말로 ‘철인 투혼’이었다. 하현승은 지난 11일 슈퍼라운드 일본전에 구원 등판한 뒤 단 하루만 쉬고 다시 결승 선발로 나섰다. 당시 일본을 상대로 3이닝 퍼펙트 5탈삼진을 기록했던 그는 이틀 만의 재대결에서도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앞세웠던 이전 등판과 달리 이날은 140km 후반대 직구에 변화구를 적절히 섞었다. 힘만으로 누르지 않고 완급 조절까지 더하며 일본 타선을 요리했다.
최종 성적은 7이닝 1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완봉승. 특히 마지막 이닝을 세 타자 연속 삼진으로 끝내는 압도적인 피날레를 장식했다.
하현승의 이번 대회 전체 성적은 더욱 놀랍다. 일주일 동안 세 차례 마운드에 올라 3승 무패, 15⅔이닝 25탈삼진 무실점.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말 그대로 ‘미스터 제로’였다.
한국의 우승 과정도 완벽했다.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난적 대만을 꺾으며 2024년 대회 패배를 설욕했고 슈퍼라운드에서는 일본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그리고 결승에서 다시 만난 일본을 이번에는 2-0으로 완벽하게 봉쇄했다.
대만과 일본을 상대로만 3승 무패. 한국은 대회 전승으로 8년 만의 아시아 정상 탈환을 완성했다. 그리고 그 마지막 순간, 마운드 위에서 포효한 주인공은 ‘미스터 제로’ 하현승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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