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타자는 100타석 정도는 지켜봐야 한다."
KBO리그 현장의 감독이나 코치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새롭게 한국 무대에서 뛰는 외국인 타자는 처음에는 적응기와 시행착오를 겪을 수 있으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야 제 실력을 평가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100타석'을 소화하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된 두 명의 타자가 있다. 두산 베어스의 세베리노(27)와 NC 다이노스의 블레인(29)이다. 세베리노는 카메론의 대체 선수로 7월 16일 KBO리그에 데뷔했고, 블레인은 데이비슨(현 키움 히어로즈)을 대신해 7월 2일부터 경기에 나섰다.
둘 모두 초반에는 '괜히 바꿨나'라는 시선을 받을 정도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세베리노는 첫 25경기에서 타율이 0.229에 그치고 타점도 8개에 불과했다. 특히 홈런은 21경기 만인 8월 30일에야 처음 나왔다. 블레인 역시 8월 중순까지는 2할 3푼대의 타율에 홈런은 2개에 머물렀다.
그러나 100타석을 넘어서면서 드디어 기대했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세베리노는 자신의 KBO리그 100타석째를 소화한 9월 6일 SSG 랜더스전에서 4타수 2안타 2타점을 올린 것을 시작으로 최근 6경기에서 타율 0.500, 2홈런 9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블레인 또한 100타석째인 8월 19일 두산전에서 4타수 2안타 1홈런을 때리더니 9월 들어서는 11경기에서 4홈런 14타점을 기록하며 완연한 회복세를 나타내고 있다.
두 외국인 타자의 방망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두산과 NC가 시즌 막판 치열한 5위 싸움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두 팀은 8월 26일까지만 해도 9경기의 격차가 있었으나 이후 두산이 5승 9패, NC가 11승 3패를 거두면서 어느새 3경기 차로 바짝 좁혀졌다.
더욱이 지난 14일 소집된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두산은 곽빈과 최민석, 박준순 등 3명이 차출된 반면 NC는 김주원 1명만 빠져 상대적으로 전력 손실이 적다. 또 NC는 두산보다 6경기가 더 남아 있어 자력으로 승률을 올릴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두 팀은 오는 29일부터 10월 1일까지 잠실구장에서 마지막 3연전을 치른다. 올 시즌 상대 성적은 두산이 9승 4패로 크게 앞서 있다.
5위 자리를 지키려는 두산과 지난해 막판 9연승으로 가을야구에 성공한 기적을 재현하려는 NC. 두 팀의 성패는 두 외국인 타자 세베리노와 블레인이 현재의 상승세를 앞으로도 이어갈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