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이 조별리그 최대 분수령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KBO리그에서 성공 신화를 써나가며 한국 선수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한화 이글스의 '복덩이' 왕옌청(25·대만)에 대한 자신감이기도 하다.
류지현(55)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오는 21일 대만과 조별리그 B조 1차전 맞대결을 펼친다. 5연속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에 대만전은 결승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길목이다. 자연스레 왕옌청의 등판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올 시즌 아시아쿼터로 한화로 이적한 왕옌청은 팀 내 최다승과 최다 이닝(133⅔이닝)을 기록하며 아시아쿼터 성공 사례가 됐다.
최근 부진하긴 했으나 여전히 대만 대표팀에선 가장 기대되는 투수 중 하나다. 한국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한국을 상대로 등판할 가능성이 점쳐 지고 있다.
대표팀을 이끄는 류지현 감독 역시 이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지난 15일 대만 대표팀 합류 전 치른 KT 위즈와 마지막 경기에서 4이닝 5실점하며 패전을 떠안았는데 류 감독은 "구속이 컨디션이 좋았을 때보다 덜 나왔고 제구가 흔들리며 실점을 허용했다. 폐렴의 영향도 있을 것"이라며 "단기전은 페넌트레이스와 다른 긴장감이 있다. 만약 우리와 경기에 선발로 나온다면 당일 초반 컨디션을 잘 체크해야 한다"고 짚었다.
단기전에선 투수의 중요성이 더욱 큰 변수가 된다. 생소한 투수에 적응하지 못하고 패배로 직결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그런 면에서 왕옌청은 매우 익숙한 선수다. 다만 왕옌청 또한 한 시즌을 치르며 한국 타자들에 대한 충분한 데이터가 쌓인 만큼 한국에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우려 또한 뒤따른다.
류 감독은 "조건은 똑같다. 왕옌청 입장에서는 익숙한 한국 타자들의 성향을 파악하고 있겠지만, 반대로 우리 타자들 역시 생소함이 없기에 타석에서 한결 편안하게 승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는 '대표팀 캡틴' 노시환(26)은 더욱 목소리를 높였다. 노시환은 "왕옌청과 워낙 친하지만 타 팀 선수들 눈에도 많이 익은 투수다. 국제대회에서는 처음 보는 투수의 공이 어렵지, 눈에 익은 공은 솔직히 어렵지 않다"며 "왕옌청이 나온다면 한국 대표팀은 그렇게 어렵다는 생각은 안 한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정작 노시환은 같은 팀이기에 '한화 왕옌청'을 상대해 볼 일이 없었지만 과거 맞대결 경험이 있다.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때였다. 노시환은 "당시 3루에 주자를 두고 왕옌청을 상대로 적시타를 친 기억이 있다"고 웃어 보인 뒤 "그때보다 공이 좋아졌지만 이제는 적으로 만나기 때문에 절대 봐주지 않을 것이라고, 한국 대표팀이 쉽지 않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또 다른 좌완 에이스 린위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을 경계한다. 3년 전 항저우 대회 때 결승에서 린위민은 한국을 상대로 2경기에서 11이닝 동안 1승 1패 11탈삼진, 평균자책점(ERA) 1.64로 강점을 보였다.
노시환은 "오히려 린위민이 어렵다. 워낙 공의 움직임이 좋고 까다롭다. 처음 상대하는 선수들보다 눈에 익은 선수들이 더 많다"며 "이미 상대해 본 선수들이 궤적 등에 대해 많은 얘기를 해주고 있다. 린위민 선수도 각오 단단히 하고 와야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