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승우 기자] 개회식에서는 태극기를 들고 대한민국 선수단을 이끈다. 코트에서는 파트너 김원호와 함께 금메달을 노린다.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 서승재(삼성생명)가 최근 부진을 끊고 한국 배드민턴의 '황금기'를 이어가겠다는 각오로 일본에 입성했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은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결전지 일본 나고야로 출국, 2시간의 비행 후 현지에 도착했다.
본부 임원 31명과 선수·코치진 91명 등 총 122명이 출국길에 올랐다. 배드민턴과 사이클 도로, 여자 핸드볼, 가라테, 탁구, 비치발리볼 대표팀이 본진에 포함됐다.
서승재는 탁구 신유빈과 함께 대한민국 선수단 개회식 기수로 선정됐다.
서승재는 출국 전 취재진과 만나 "대한민국 선수단 본진의 기수 대표를 맡게 돼 영광이다. 기수인 만큼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경기장 안에서도 좋은 경기를 펼쳐 대한민국 선수단에 힘을 보태고 싶다"라고 말했다.
기수라는 영예만큼 코트에서 짊어진 책임도 크다. 서승재는 김원호와 남자복식 세계랭킹 1위를 달리고 있다. 이번 대회 강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최근 흐름은 세계 1위라는 이름에 어울리지 않았다. 서승재-김원호 조는 이달 초 열린 중국 마스터스 32강에서 세계랭킹 58위 레오 롤리 카르난도-바가스 마울라나 마르틴 조에 0-2(19-21, 19-21)로 패했다.
부상에 따른 기권을 제외하면 지난해 1월 조를 결성한 이후 처음으로 32강에서 탈락했다. 두 게임 모두 먼저 리드를 잡고도 연속 실점과 막판 집중력 저하로 역전을 허용했다.
지난 4월 아시아선수권 정상에 오른 뒤 여섯 대회 연속 우승하지 못했다. 세계랭킹 1위 자리는 지키고 있지만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분위기를 바꿔야 한다.
서승재도 최근 경기력이 만족스럽지 않았다는 점을 인정했다. 그는 "최근 경기력이 좋지 않다. 어떻게 해야 좋은 플레이를 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여러 시도를 했다. 이제는 우리가 잘하는 부분에 집중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시안게임에서는 우리가 원래 보여줬던 경기력을 되찾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자신했다.
세계 1위를 향한 기대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서승재는 결과를 의식하기보다 자신과 파트너, 지금까지의 준비 과정을 믿기로 했다.
그는 "세계랭킹 1위인 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우리 목표도 당연히 금메달"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어 "결과에 부담을 느끼기보다 지금까지 준비한 과정을 믿겠다. 나 자신과 파트너 원호를 믿고 경기장에서 후회 없이 모든 것을 보여주고 나오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한국 배드민턴의 목표는 금메달 3개 이상이다. 한국은 3년 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여자단식과 여자단체전 금메달을 차지했다.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 동메달 3개 등 총 7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박주봉 배드민턴 대표팀 감독은 "남은 기간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해 항저우 대회에서 거둔 성과에 버금가는 결과를 만들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가장 확실한 금메달 후보는 안세영(삼성생명)이다. 항저우 대회 여자단식과 여자단체전에서 2관왕에 올랐던 안세영은 부상에서 돌아온 뒤 세계선수권과 중국 마스터스를 연달아 제패했다.
두 대회에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은 '퍼펙트 우승'이었다. 중국의 왕즈이와 일본의 야마구치 아카네 등 정상급 경쟁자들을 상대로도 우위를 이어갔다.
안세영은 "새로운 선수는 계속 등장할 것이다. 나 역시 계속 이기려면 더 큰 노력이 필요하다. 어떤 플레이를 펼칠지 고민하고 내가 어떻게 더 잘할 수 있을지 생각한다. 새로운 경쟁자는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말했다.
여자복식 이소희-백하나(이상 인천국제공항) 조도 금메달에 도전한다.
두 선수는 지난달 세계선수권 결승에서 그동안 고전했던 중국의 류성수-탄닝 조를 꺾고 정상에 올랐다. 한국에 31년 만의 세계선수권 여자복식 금메달을 안겼다.
이소희는 당시 우승한 뒤 "아시안게임에서도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을 봤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세계 최강 안세영과 세계선수권 챔피언 이소희-백하나가 상승세를 타고 있는 가운데, 남자복식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의 반등 여부가 한국의 금메달 3개 목표를 좌우할 전망이다.
서승재는 한국 배드민턴의 현재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세영이를 비롯해 여러 선수가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황금기라는 평가를 해주셔서 감사하다. 그전에는 암흑기도 있었다. 선수들이 어려운 시간을 딛고 올라온 만큼 지금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각자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좋은 분위기 속에서 훈련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세계랭킹 1위와 대한민국 선수단 기수. 두 가지 책임을 안고 나고야에 도착한 서승재다. 개회식에서는 신유빈과 태극기를 들고 선수단의 앞에 선다. 경기가 시작되면 김원호를 믿고 다시 세계 정상의 경기력을 꺼내야 한다.
최근 여섯 대회 연속 이어진 무관을 끊고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금메달을 차지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