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톡·이메일·녹취·금융거래 내역까지 받는다" K리그 심판협의회, 비리·외압 내부제보 창구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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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18 15:39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심판 운영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자진신고 및 내부제보 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판정 논란에 대한 사과와 쇄신 약속의 후속 조치로, 외부 법률 전문가인 박은정 변호사와 법무법인 영이 사실 확인 및 법률 검토를 총괄한다. 협의회는 제보된 내용을 바탕으로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여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OSEN=정승우 기자] "사과는 행동으로 증명하겠다"고 약속한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가 사흘 만에 첫 후속 조치를 내놨다. 심판 운영과 판정 과정에서 발생한 규정 위반과 부당한 압력, 비리 의혹 등을 접수하는 자진신고·내부제보 체계를 구축한다.

사단법인 한국프로축구심판협의회는 18일 프로축구 심판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자정 시스템 마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심판과 관련한 사실과 의견, 자료를 별도의 창구로 접수한 뒤 외부 법률 전문가가 사실관계와 법적 쟁점을 확인한다. 문제가 드러나면 관계 기관과 협의해 제도를 손보고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K리그에서는 판정을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심판의 결정뿐만 아니라 경기 중 태도와 소통 방식, 사후 대응을 두고도 비판이 이어졌다.

심판협의회는 지난 15일 '프로축구심판 신뢰 회복을 위한 사과와 쇄신 입장문'을 내고 공식적으로 고개를 숙였다.

협의회는 "최근 프로축구심판을 둘러싼 판정 논란과 여러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축구를 사랑하는 많은 분께 걱정과 실망을 드렸다. 지금의 상황을 매우 무겁게 받아들이며 깊은 책임감을 느낀다"라고 밝혔다.

심판에게 공정성과 신뢰는 존재 이유이자 가장 기본적인 책무라고도 강조했다. 판정의 정확성과 일관성, 절제된 태도와 책임 있는 소통, 높은 윤리의식을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으로 제시했다.

판정과 심판 운영을 향한 비판을 외면하거나 변명하지 않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협의회는 ▲판정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높이기 위한 전문성 강화 ▲선수·지도자 등 모든 축구 구성원을 존중하는 소통 ▲공정성과 윤리를 훼손하는 행위에 대한 내부 기준 강화 ▲현장 의견 청취 및 관계 기관과의 협력을 쇄신 방향으로 제시했다.

당시 입장문에는 구체적인 시행 방법과 일정이 담기지 않았다. 선언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 가운데 협의회는 사흘 뒤 자진신고·내부제보 제도 도입을 첫 실행 방안으로 발표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협의회 내부만으로 운영하지 않는다. 협의회 이사인 박은정 변호사가 전체 절차를 총괄한다. 외부 기관인 법무법인 영은 신고·제보 창구 운영과 사실 확인, 법률 검토를 맡는다.

협의회는 조사에 필요한 절차를 지원한다. 확인된 문제 가운데 제도와 운영 방식을 바꿔야 하는 사안은 관계 기관 및 관련 주체와 협의해 개선안을 추진한다.

접수 대상은 크게 세 분야로 나뉜다. 첫 번째는 자진신고다. 심판을 비롯한 관계자가 자신이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관여한 법령·규정 위반이나 부적절한 행동을 스스로 알릴 수 있다.

두 번째는 피해 및 부당행위 제보다. 심판 업무 과정에서 부당한 요구나 압력을 받았거나 이를 거부한 뒤 불이익을 당한 경우 피해 사실을 접수할 수 있다.

세 번째는 부조리·비리 제보다. 심판 운영과 평가, 승급, 경기 배정 또는 실제 판정 과정에서 누군가 부당하게 개입하거나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대상이다. 공정성과 투명성을 훼손할 우려가 있는 행위 전반을 확인한다.

신고자는 문제가 발생한 시기와 장소, 관련 경기와 대회, 관계자, 구체적인 경위 등을 밝혀야 한다.

필요하면 카카오톡 등 메신저 대화와 이메일, 녹음 자료, 금융거래 내역 등 합법적인 방법으로 확보한 증거도 제출할 수 있다.

신고자의 신원과 개인정보를 보호하는 기준도 마련한다. 제보자 권익을 지키면서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절차를 함께 설계한다는 방침이다.

조사는 처음부터 특정 인물이나 사안에 책임이 있다고 단정하지 않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접수된 주장만으로 결론을 내리지 않고 객관적인 자료와 사실을 중심으로 확인한다.

추가 확인이 필요하면 보완 조사를 진행한다. 이후 법률 검토를 거쳐 문제점과 개선할 부분을 도출하고 제도 변경과 재발 방지 조치로 연결한다.

협의회는 '사실 확인→법률 검토→개선사항 도출→제도 개선·재발 방지'로 이어지는 구조를 정착시키겠다는 구상이다. 단순히 신고를 받는 창구 하나를 만드는 데서 끝내지 않고 확인된 문제를 실제 변화로 이어가겠다는 의미다.

박은정 이사는 "K리그가 사랑받기 위해서는 경기장에서의 판단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의혹이나 문제 제기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해 필요한 조치를 검토하는 과정이 필수적이다. 객관적인 사실 확인과 책임 있는 개선이 이뤄지도록 신중하게 총괄하겠다"라고 밝혔다.

박 이사는 "사실관계를 객관적으로 정리하고 유사한 문제가 반복되지 않도록 투명한 기준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심판협의회도 "신고 창구만 개설하는 데 그치지 않겠다. 확인된 문제를 제도 개선과 재발 방지로 이어가겠다"라고 약속했다.

구체적인 운영 방식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신고·제보 대상의 세부 범위와 접수 방법, 운영 기간, 사건별 처리 절차는 전용 창구가 마련된 뒤 별도로 공개된다.

신고자 보호가 실제로 어느 수준까지 이뤄질지, 조사 결과에 따라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을지, 관계 기관과의 협의가 얼마나 실효성 있게 진행될지도 지켜봐야 한다.

심판협의회는 사과문에서 "반성은 말에 머물지 않겠다. 사과는 행동으로 증명하고 쇄신은 지속 가능한 원칙과 문화로 정착시키겠다"라고 선언했다.

자진신고와 내부제보 체계 구축은 그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결국 신뢰 회복 여부는 신고 창구의 존재가 아니라 접수된 의혹을 얼마나 독립적이고 투명하게 확인하고 실제 제도 개선까지 이어가느냐에 달렸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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