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테니스가 첫날 단식 2경기를 모두 잡아내며 사상 첫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8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한국은 18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인도와 2026 데이비스컵 퀄리파이어스 2차 라운드 첫날 경기에서 권순우와 정현이 나란히 역전승을 거두며 매치 스코어 2-0으로 앞섰다.
첫 단식에 나선 권순우는 닥시네스와 수레시를 상대로 1세트를 3-6으로 내줬지만 이후 6-3, 6-4로 두 세트를 연달아 따내며 2-1 역전승을 거뒀다.
권순우가 먼저 기선을 제압한 가운데 두 번째 단식에 나선 정현도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정현은 수미트 나갈을 상대로 무려 3시간6분에 걸친 접전 끝에 2-6, 6-4, 7-5로 승리했다.
세계랭킹 549위인 정현은 자신보다 300계단 이상 높은 나갈(247위)을 상대로 끈질긴 승부를 펼쳤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정현은 자신의 첫 두 차례 서브게임을 모두 내주면서 순식간에 0-4까지 밀렸다. 나갈의 강력한 포핸드에 고전했고 2-4까지 추격했지만 다시 브레이크를 허용하면서 2-6으로 첫 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 정현의 경기력이 살아났다. 트레이드마크인 강력한 백핸드가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전략을 바꿔 적극적으로 네트 대시하며 상대를 공략한 것도 좋았다.
큰 위기도 이겨냈다. 정현은 3-3에서 긴 듀스 승부 끝에 자신의 서브게임을 내주면서 3-4로 끌려갔다. 자칫 경기 흐름이 완전히 나갈에게 넘어갈 수 있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곧바로 반격했다. 다음 게임에서 브레이크백에 성공하며 4-4로 균형을 맞췄다. 이어 자신의 서브게임에서는 한 포인트도 내주지 않고 승리했고, 결국 6-4로 2세트를 가져오며 세트 스코어를 1-1로 만들었다.
마지막 3세트는 집념의 승부였다. 정현이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4-1까지 달아났지만 나갈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나갈은 4-4 동점을 만들었고, 체력이 떨어진 두 선수는 마지막까지 치열한 랠리를 이어갔다.
마지막 순간 집중력을 발휘한 쪽은 정현이었다. 다시 치고 나간 정현은 결국 마지막 게임까지 따내면서 길었던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승리가 확정되자 정현은 물론 한국 대표팀 선수들과 경기장을 가득 메운 팬들도 함께 포효했다.
이로써 한국은 첫날 목표였던 단식 2승을 모두 따냈다. 과정까지 극적이었다. 권순우와 정현 모두 첫 세트를 내주고도 이후 두 세트를 연달아 가져오는 역전승을 만들어냈다.
오후 2시에 시작한 첫날 일정은 두 경기 모두 3세트까지 이어진 혈투 끝에 오후 8시가 다 돼서야 마무리됐다.
또 한국은 인도를 상대로 매치 스코어 2-0이라는 절대적으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이제 사상 첫 데이비스컵 파이널스 8 진출까지 필요한 건 단 1승이다.
오는 19일에는 첫 일정으로 복식 경기가 열린다. 한국은 남지성-박의성 조, 인도는 니키 푸나차-스리람 발라지 조가 출전한다.
한국이 복식에서 승리하면 매치 스코어 3-0을 만들며 남은 단식 경기 결과와 관계없이 세계 8개국이 겨루는 파이널스 8 진출을 확정한다.
복식에서 승부를 끝내지 못하더라도 한국에는 이후 두 차례 단식 경기가 더 남아 있다.
첫날 권순우와 정현이 역전승을 합작하면서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역사가 단 한 걸음만 남겨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