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양키스의 300만 달러(약 41억원) 제안도 뿌리쳤던 부산고 투·타 겸업 하현승(18)이 마침내 전체 1순위로 프로 무대에 입성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21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7 KBO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하현승에게 사용했다. 지명 후 하현승은 "빠르게 지명돼서 좋다. 1군에 빨리 올라가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라며 "투수로서는 지금 제일 잘 치는 김도영 선배님, 타자로서는 대한민국 에이스 곽빈 선수 공을 치고 싶다"고 지명 소감을 밝혔다.
예상된 선택이었다. 하현승은 일찌감치 이번 드래프트 최고 재능으로 평가받았다.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기준 194㎝, 94㎏의 당당한 체격에서 최고 시속 152㎞의 빠른 공을 던진다. 디셉션이 좋은 투구폼에서 나오는 두 종류의 슬라이더도 고교 수준에서는 쉽게 공략하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았다.
올해 성적도 압도적이었다. 투수로 14경기에 등판해 4승 무패 평균자책점 0.39, 45⅔이닝 12볼넷 77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0.72를 기록했다. 타자로도 24경기 타율 0.383(81타수 31안타), 3홈런 21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88을 올렸다.
한 KBO 구단 스카우트는 앞서 스타뉴스에 하현승을 두고 "제2의 추신수라고 할 만하다. 큰 체격에도 운동신경과 유연성이 뛰어나고 발도 빠르다. 강한 어깨와 야구 감각까지 갖췄다"고 평가했다.
미국도 일찌감치 움직였다. 메이저리그(ML) 명문 뉴욕 양키스는 하현승에게 300만 달러 규모의 정식 오퍼를 넣었다. 그러나 하현승은 미국 직행 대신 KBO 신인드래프트 참가를 결정했고, 결국 가장 먼저 이름이 불렸다.
드래프트 직전 마지막 국제무대에서는 왜 자신이 전체 1순위 후보인지 직접 증명했다. 하현승은 제14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서 3경기에 등판해 3승 무패, 15⅔이닝 2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일주일 사이 세 차례 마운드에 오르고도 단 한 점도 허용하지 않은 '미스터 제로'였다.
백미는 일본과 결승전이었다. 하현승은 7이닝 동안 안타 1개와 볼넷 2개만 내주고 삼진 8개를 잡아내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한국은 하현승의 역투를 앞세워 일본을 제압하고 2018년 이후 8년 만에 아시아 정상에 올랐다.
드래프트를 앞두고 하현승은 스타뉴스에 "뽑히면 울고 싶다. 부모님도 나도 8년 동안 정말 고생을 많이 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그가 꿈꿨던 순간은 전체 1순위라는 가장 화려한 형태로 현실이 됐다.
2027 KBO 신인드래프트는 전면 드래프트로, 지명은 1라운드부터 11라운드까지 이뤄진다. 2025년도 구단 순위의 역순인 키움-두산-KIA-롯데-KT-NC-삼성-SSG-한화-LG 순서로 지명권을 행사한다.
KBO 규약에 따라 2027 신인 지명권 거래는 하나뿐이다. 지난해 11월 25일 NC 다이노스가 포수 박세혁(36)을 삼성 라이온즈로 트레이드하면서 3라운드 27번 지명권을 가져온 것이 전부다. 그에 따라 NC가 12명, 삼성이 10명, 다른 8개 구단은 각각 11명 등 총 110명의 선수가 KBO 구단 유니폼을 입게 된다.
올해 신인 드래프트 지명 대상자는 고교 졸업 예정자 891명, 대학교 졸업 예정자 326명, 얼리 드래프트 신청자 43명,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 20명 등 총 1,280명이다.
아마추어 유망주 집중 육성을 위해 KBO가 2022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는 KBO Next-Level Training Camp 출신 선수들도 이번 드래프트에 참가한다. 지난 2026 KBO 신인 드래프트에서는 20명이 지명됐으며, 특히 1라운드에 4명이 지명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