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티팜, 올리고 임상 넘어 상업화 수주 확대…내년 성장도 예약

에스티팜, 올리고 임상 넘어 상업화 수주 확대…내년 성장도 예약

정기종 기자
2026.09.21 15:41
구글 선호 매체 등록 구글에서 머니투데이 추가하기

2분기 올리고 매출 83% 증가, 상업화 프로젝트 비중 62%…연간 최대 7톤 생산능력 확보
이달 들어 913억 규모 수주 계약, 연초부터 최대 규모 경신 행진…내년 실적에 주로 반영

에스티팜 반월 시설 전경 /사진=에스티팜
에스티팜 반월 시설 전경 /사진=에스티팜

에스티팜(91,000원 ▼1,700 -1.83%)이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 사업에서 상업화 성과 구간에 본격 진입했다. 올해 2분기 올리고 매출의 60% 이상이 상업화 프로젝트에서 발생했고 공급계약 규모도 연초부터 기록을 경신 중이다. 올해 사상 첫 4000억원대 매출이 예상된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에스티팜은 지난 18일 미국 소재 글로벌 바이오기업과 913억원 규모의 올리고핵산 치료제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지난해 연결 매출 3317억원의 27.5%에 해당하는 규모로, 에스티팜의 올리고 원료 단일 계약 가운데 최대다. 공급기간은 올해부터 2027년 11월까지다.

에스티팜의 올리고 대형 수주는 올해 들어 계속 몸집을 키웠다. 지난 1월 825억원, 3월 897억원에 이어 최근 913억원으로 단일 계약 규모를 다시 경신했다. 세 계약을 단순 합산하면 2635억원이다. 각 계약의 고객사와 공급 품목은 비밀유지 조항에 따라 공개되지 않았다.

올리고핵산 치료제는 유전정보를 전달하는 리보핵산(RNA)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질환과 관련된 단백질의 생성을 억제하거나 조절하는 의약품이다.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와 짧은간섭리보핵산(siRNA) 치료제 등이 대표적이다. 기존 의약품으로 직접 공략하기 어려웠던 표적에 접근할 수 있어 희귀 유전질환을 중심으로 개발돼왔다.

최근에는 적용 범위가 심혈관·대사질환과 신경계질환 등 환자 수가 많은 만성질환으로 넓어지고 있다. 임상용 소량 생산에 그쳤던 후보물질이 잇달아 품목허가 단계에 진입하면서 대규모 상업화 물량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생산설비와 품질관리 경험의 중요성도 커졌다.

상업화 물량 확대는 실적에서도 확인된다. 에스티팜의 올해 2분기 올리고 사업 매출은 7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3.1%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업화 프로젝트 매출은 497억원으로 전체의 62%를 차지했다. 상업화 프로젝트 매출만으로도 지난해 2분기 올리고 전체 매출(435억원)을 넘어섰다. 지난 6월 말 기준 약 3억달러(약 4145억원)인 올리고 수주잔고에서도 상업화 프로젝트 비중이 약 80%에 달했다.

신약 위탁개발생산(CDMO)은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에 필요한 원료를 공급하는 단계에서 시작해 품목허가 이후 상업화 물량 생산으로 이어진다. 상업화 이후에는 주문 규모가 커질 뿐 아니라 제품 판매 증가와 적응증 확대에 따라 반복 수주가 발생할 수 있다. 임상 단계부터 고객사와 협업해온 생산기업이 품목허가 이후에도 공급사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 이유다.

때문에 에스티팜의 최근 913억원 규모 계약도 기존 고객사의 상업화 품목에 대한 추가 주문일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유력한 후보는 미국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의 올리고핵산 치료제 '트린골자'(성분명: 올레자르센)다. 업계에서 에스티팜이 임상 단계부터 원료의약품을 공급해온 것으로 알려진 품목이다.

트린골자는 2024년 12월 희귀질환인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FCS) 치료제로 미국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올해 6월 중증 고중성지방혈증(sHTG)으로 적응증을 확대했다. 아이오니스가 추산한 미국 내 sHTG 환자는 약 300만명이다. 기존 공급 이력과 적응증 확대 시점, 계약 규모를 고려하면 대상 환자 증가가 상업화 원료 수요 확대로 이어졌고 이번 계약도 트린골자 물량일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계약 상대방과 공급 품목은 공식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상업화 물량 확대에 따라 실적 성장세도 이어질 전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에스티팜 연결 매출 전망치는 4177억원으로 지난해보다 약 26%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 전망치는 753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7% 증가가 점쳐진다. 이미 수주한 실적 반영 물량을 감안하면 내년엔 5000억원대 매출도 달성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 뒤따른다.

에스티팜은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약 15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제2올리고동을 준공했다. 이에 따라 올리고 원료 생산능력은 기존 연간 최대 3.2톤에서 7톤으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에스티팜의 올리고 원료 생산능력은 아시아 최대 규모로 평가된다.

제2올리고동 가동 이후에는 총 13개 신규 프로젝트에서 매출이 발생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프로젝트 8건을 수주했으며 하반기에도 7건 이상을 추가로 확보한다는 목표다. 복수의 생산라인을 활용해 임상용 다품종 생산과 대규모 상업화 물량에 함께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에스티팜 관계자는 "회사는 초기 임상부터 상업화까지 전주기에 이르는 올리고 CDMO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며 "보유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규 제품도 상업화까지 안정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지속해서 확보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정기종 기자

.

공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