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인터뷰] "AG 금메달→곧바로 미국행" 이현중, 쉴 틈 없는 도전... "힘드냐고? 오히려 감사하다, 최종 목표는 NBA"

인천공항=이원희 기자
2026.09.26 15:28
한국 남자농구의 이현중 선수가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후 NBA 도전을 위해 26일 미국으로 출국했다. 이현중은 포틀랜드와 엑시비트10 계약을 맺었으며 트레이닝캠프를 통해 NBA 정식 로스터 진입을 노린다. 그는 일본 구단의 거액 제안을 거절하고 궁극적인 목표인 NBA 선수가 되기 위해 미국행을 선택했다고 밝혔다.
취재진 질문에 답하는 이현중. /사진=뉴시스 제공

아시안게임 금메달의 기쁨을 충분히 누릴 틈도 없다. 한국 남자농구의 간판스타 이현중(포틀랜드)이 더 큰 꿈을 향해 다시 미국으로 떠났다.

이현중은 26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현지에 도착한 뒤 메디컬테스트를 받고, 오는 29일부터 시작되는 트레이닝캠프에 합류할 예정이다.

이현중은 출국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다고 해서 끝난 것은 절대 아니다. 다시 밑에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위치"라며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저 자신을 보여주면 될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니콜라스 마줄스(라트비아)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지난 2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67-57로 꺾었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금메달을 차지했다. 통산 다섯 번째 아시안게임 우승이자, 해외에서 열린 대회에서 정상에 오른 것은 1982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이었다.

대회 내내 최고의 활약을 펼친 이현중은 일본과 결승에서도 3점슛 5개를 포함해 27점을 몰아쳤다. 여기에 무려 18개의 리바운드까지 잡아내며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금의환향한 이현중은 잠시 휴식을 취했다. 그는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 가족, 친구들과 시간을 많이 보냈다. 몸이 조금 힘들어서 몸살도 한 번 걸렸고 회복하는 데 전념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메달에 취하지 않았다. 이현중은 "전성시대나 황금세대라고 얘기하기에는 아직 멀었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아시안게임에서 우승했고 여자농구나 3대3 농구도 좋은 성적을 내고 있지만 진짜 황금세대라고 불리려면 세계 무대에서 더 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평가와 관심을 받는 것은 과분하고 감사하다"면서도 "냉정하게 말하면 우리가 보여줘야 할 것이 아직 많이 남았다"고 말했다.

이현중 역시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이번 미국행의 궁극적인 목표는 명확하다. 바로 NBA다.

포틀랜드는 이번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현중과 엑시비트10 계약을 맺었다. 엑시비트10은 1년짜리 무보장 계약으로, 이현중은 트레이닝캠프를 통해 NBA 정식 로스터 진입에 도전한다.

이현중은 "미국에 오래 남는 게 목표다. 이외에도 목표가 많다"며 "일단 트레이닝캠프에서 최대한 저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길게 생각하기보다 매일, 매 순간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현중을 향한 러브콜도 적지 않았다. 이현중의 소속사 에픽스포츠에 따르면 이현중은 이번 오프시즌 보스턴 셀틱스를 비롯해 나가사키 벨카(일본) 등 국내외 여러 구단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전 소속팀 나가사키는 거액의 조건을 제시하며 잔류를 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현중의 선택은 미국이었다. 그는 "인생에서 가장 쉬운 선택이었다. 저는 미국에서 농구를 하고 싶었기 때문에 해외 도전의 꿈을 키워왔다"며 "일본 구단이 보여준 관심에는 정말 감사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NBA 선수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외부적인 요인에 신경 쓰지 않고 제 생각에만 집중하다 보니 결정은 오히려 쉽게 내려졌다"고 덧붙였다.

이현중. /사진=뉴시스 제공

올해는 유독 쉴 틈이 없었다. 지난 시즌 나가사키의 창단 첫 우승을 이끈 뒤 NBA 서머리그에 참가했고,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한국의 12년 만의 금메달을 이끌었다. 이제 곧바로 다시 미국 무대에 도전한다.

몸이 힘들 법도 하지만 이현중의 얼굴에는 오히려 미소가 번졌다. 그는 "오히려 이 순간이 감사하다. 제가 좋아하는 일을 쉬지 않고 할 수 있었고, 나라를 대표해 뛸 수 있다는 것도 영광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한 번 부상으로 오랫동안 쉬어본 적이 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 이렇게 바쁜 것이 몸으로는 힘들 수 있어도 얼마나 큰 축복이고 감사한 일인지 안다"며 "그래서 딱히 힘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웃었다.

이날 공항에는 많은 농구팬이 찾아와 이현중의 새로운 도전을 응원했다. 이현중은 "아직 실감이 안 난다. 금메달을 땄을 때보다 더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다"며 "제가 이렇게 많은 관심을 받을 줄 정말 몰랐다.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제가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하는 것뿐인데 팬분들이 가족처럼 계속 찾아와주신다"며 "한 분 한 분께 모두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금메달을 확정 짓고 기뻐하는 이현중(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높아진 관심에도 들뜨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이현중은 "정말 과분하다. 이럴 때일수록 더 겸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제 인생도 롤러코스터처럼 내려갈 때가 있고 올라갈 때도 있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같은 마음을 유지하면서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일각의 부정적인 시선에도 개의치 않았다. 그는 "도전을 남의 시선 때문에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예전부터 '안 될 것'이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싫어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다 보면 내 인생에 집중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도 누군가 안 될 거라고 해도 상관없다. 안 될 수도 있고, 될 수도 있다. 하지만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이현중. /사진=이원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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