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까지 퍼졌다' 韓 국제망신 "AG 대표팀, 병역 면제 뽐내다 역풍... 특례 제도 거센 반발" [아이치 나고야 AG]

박건도 기자
2026.10.05 17:13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220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4연패를 달성했으나 선수들의 부적절한 병역 면제 발언으로 논란이 됐다. 이기혁, 양민혁, 박승수 등 주요 선수들의 언행이 영국 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보도되며 병역 특례 제도에 대한 반발을 촉발했다. 비판이 거세지자 해당 선수들과 대한축구협회는 공식적으로 사과하며 윤리 교육 강화를 약속했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의 최근 사태를 집중 조명한 영국 매체. /사진=텔레그래프 갈무리

그야말로 국제망신이다.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사상 최초의 4연패를 달성한 대한민국 대표팀 선수들의 노골적인 병역 면제 발언과 부적절한 세리머니가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까지 대대적으로 보도되고 있다.

영국 유력지 '텔레그래프'는 5일(한국시간)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 아시안게임 우승 직후 병역 면제에 대해 뽐내다 팬들과 정치권의 거센 역풍에 직면했다"며 "스포츠 스타들에 대한 병역 특례 제도를 둘러싼 거센 반발을 촉발시켰다"고 전했다.

한국은 220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결승전에서 개최국 일본을 1-0으로 꺾고 대회 4연패를 달성했다. 다만 이 매체는 종료 휘슬이 울린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주장 이기혁(강원FC)과 공격수 양민혁(베스테를로), 윙어 박승수(뉴캐슬 유나이티드)가 논란에 휩싸였다고 꼬집었다.

취재진 앞에서 금메달을 들어 보이며 "군대 안 갑니다"라고 웃은 이기혁, "오직 병역 면제라는 보상만을 바라보고 뛰었다"고 직설적으로 밝힌 토트넘 홋스퍼 임대생 양민혁, 라커룸에서 군 전역모를 쓴 사진을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박승수의 행태를 낱낱이 다뤘다.

대한민국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주장을 맡았던 이기혁. /사진=뉴스1

'텔레그래프'는 "한국의 신체 건강한 남성은 통상 18개월에서 2년간 의무 복무를 해야 하지만,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나 올림픽 메달을 따면 단 몇 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으로 대체된다"고 제도를 자세히 설명하면서 "태극마크를 단 선수들이 이런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며 제도 재검토를 촉구한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의 발언과 "국민 정서에 부합하지 않는다. 품위를 지키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유승민 대한체육회장의 입장까지 가감 없이 전했다.

결승전 상대였던 일본의 현지 매체 역시 경악을 금치 못했다. '론스포'는 "금메달 특권으로 병역 혜택을 받게 된 일부 선수들이 군대에 안 간다거나 병역 면제만 보고 뛰었다는 식의 발언을 쏟아내 국내에서 맹비난을 받고 고개를 숙이는 이례적인 사태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중국 매체 '소후닷컴'도 "오직 군 면제를 위해! 한국 남자축구, 아시안게임 우승 후 신나서 '군대 안 가도 된다' 표태"라는 제목으로 이번 논란을 대서특필했다. 매체는 "한국 선수들이 인터뷰에서 메달이나 트로피는 중요하지 않고 군 면제가 핵심이라며 참가 목적을 병역 회피로 전락시켰다"며 "스포츠 금메달의 영예가 개인의 복리후생을 위한 거래 수단으로 변질됐다"고 꼬집었다.

전역모를 쓰고 라커룸에서 사진을 찍은 박승수. /사진=박승수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국내외를 막론하고 거센 비판이 폭주하자 당사자들은 연이어 머리를 숙였다. 이기혁은 SNS를 통해 "순간의 행복과 아드레날린, 흥분감에 사로잡혀 병역 혜택에만 초점을 맞췄던 발언을 깊이 반성한다"며 "국방의 의무를 다하고 계신 분들과 팬들께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양민혁 역시 "국가대표로서 금메달의 의미를 가볍게 생각하는 것처럼 보이게 만든 것은 제 잘못"이라며 고개를 숙였고, 박승수 또한 모자의 의미를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며 뉘우쳤다. 대한축구협회도 많은 국민과 장병들에게 실망을 안겨 죄송하다며 윤리 교육 강화를 약속했다.

적진 한복판에서 쟁취한 4연패라는 대업은 선수들의 가벼운 언행과 무분별한 자축 속에 한순간에 얼룩졌다. 한국 축구는 전 세계 언론의 입방아에 오르며 참담한 조롱거리가 되고 말았다.

양민혁(오른쪽). /사진=뉴시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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