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차가 걷잡을 수 없이 벌어지는 모양새다.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32위 제자리걸음에 그친 반면 숙적 일본은 17위를 굳건히 지키며 양국의 격차가 무려 15계단까지 벌어졌다.
FIFA가 7일(한국시간) 공식 발표한 최신 남자 축구 세계 랭킹에 따르면 한국은 랭킹 포인트 1562.49점을 기록하며 지난 발표와 변동 없이 전체 32위에 머물렀다.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의 독주가 두드러졌다. 일본은 뉴질랜드를 2-1로 꺾는 등 최근 4연전에서 우루과이(3-1 승), 베네수엘라(2-1 승), 에콰도르(0-0 무), 뉴질랜드(2-1 승)를 상대로 무패(3승 1무)를 질주하며 랭킹 포인트 1684.75점을 마크해 전체 17위를 지켰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소속 국가 중 유일한 10위권대 유지다.
아시아 내 순위에서도 한국의 입지는 처참하게 좁아졌다. 17위 일본이 아시아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킨 가운데, 러시아에 0-2로 패한 이란은 1계단 떨어진 23위(1597.31점)로 아시아 2위를 기록했다. 브라질에 2-4로 패했으나 포인트를 유지한 호주는 2계단 상승해 26위(1580.52점)로 아시아 3위에 올랐다.
32위 한국은 아시아 4위에 머물렀다. 아시아 최강 일본과 격차는 무려 15계단에 달한다. 최근 안방에서 팔레스타인(0-5 패), 타지키스탄(0-1 패)에 연달아 무너지며 역대급 굴욕을 겪은 중국은 5계단이나 하락하며 96위까지 곤두박질쳤다.
한국은 9월과 10월 A매치 4연전에서 에콰도르(3-0 승), 우루과이(1-4 패), 베네수엘라(0-0 무), 우즈베키스탄(2-0 승)을 상대로 2승 1무 1패를 거뒀다. FIFA에 따르면 한국은 에콰도르전 승리로 5.32포인트를 얻었지만 우루과이전 대패로 4.37포인트를 잃었다. 이어 베네수엘라전 무승부로 0.89포인트가 깎였고, 우즈베키스탄전 승리로 3.70포인트를 만회하는 데 그쳤다. 결국 4경기 동안 포인트를 크게 불리지 못하며 순위 반등에 실패했다.
한국 축구 랭킹이 이토록 참담하게 주저앉은 결정적 배경에는 지난 2026 북중미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사상 최악의 참사가 있다.
올해 1월만 하더라도 FIFA 랭킹 22위를 유지하던 한국은 4월 25위로 내려앉은 뒤, 북중미월드컵 직후 공개된 7월 발표에서 한 달 새 무려 7계단이나 곤두박질치며 32위까지 추락했다. 한국의 FIFA 랭킹이 30위권대로 밀려난 것은 지난 2021년 12월(33위) 이후 4년 7개월 만의 최저 순위였다.
당시 홍명보 전 감독이 이끌었던 한국은 북중미월드컵 본선 조별리그 1차전에서 체코를 꺾으며 산뜻하게 출발했으나, 이후 멕시코와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충격적인 연패를 당하며 32강 진출에 실패했다. FIFA 랭킹 포인트는 경기별 대회 가중치가 차등 적용되는데, 본선 무대는 가중치가 압도적으로 높아 멕시코와 남아공전 연패로 인한 포인트 손실 폭이 막대했다.
월드컵 본선 직전만 하더라도 아시아 무대에서도 일본과 이란에 이어 확고한 3위를 달리며 2위권 진입을 노리던 한국은, 월드컵 32강에 오른 일본과 호주에 역전을 허용하며 아시아 4위로 굴러떨어졌다.
한편 전 세계 1위는 랭킹 포인트 2011.57점을 기록한 스페인이 굳건히 수성했다. 스페인은 크로아티아를 2-1로 제압하며 포인트를 더 쌓았다. 2위는 베냉을 3-0으로 완파한 아르헨티나(1972.80점)가 지켰고, 벨기에를 4-1로 꺾은 프랑스(1958.86점)가 3위, 체코를 3-0으로 누른 잉글랜드(1925.59점)가 4위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