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쉬다가 돌아와 누구보다 간절" FA 미아→농구교실 코치→선수 복귀... 최승욱 연장 5분 9점 폭발 "뛰는 것 자체가 행복"

이원희 기자
2026.10.29 09:59
대구 한국가스공사의 최승욱이 원주 DB와의 경기에서 연장전 9점을 포함해 총 14점을 기록하며 팀의 95-90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 시즌 FA 미계약으로 1년간 유소년 농구교실 코치로 활동하며 공백기를 가졌던 최승욱은 강혁 감독의 부름을 받아 프로 무대에 복귀했다. 최승욱은 복귀 후 간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고 있으며 팀의 플레이오프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
팀 승리 후 동료들과 포옹하는 최승욱(가운데 오른쪽). /사진=KBL 제공

1년 전만 해도 프로농구 코트에 설 수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팀의 승리를 책임지는 해결사로 거듭났다. 대구 한국가스공사 최승욱(32)의 이야기다.

한국가스공사는 지난 28일 대구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와 2026~2027시즌 KCC 프로농구 정규리그 홈 경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5-9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가스공사는 2연패에서 탈출, 시즌 4승5패를 기록하며 공동 5위로 올라섰다. 반면 3연승을 마감한 DB는 5승4패로 4위에 자리했다.

승리의 주역은 최승욱이었다. 이날 최승욱은 14점 9리바운드를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특히 연장전에서만 무려 9점을 몰아넣는 폭발적인 활약을 펼쳤다. 연장 5분 동안 슛은 단 한 번도 놓치지 않았다. 2점슛 2개와 3점슛 1개를 모두 성공했고, 자유투 2개까지 깔끔하게 집어넣었다. 한국가스공사가 연장전에서 기록한 15점 중 9점을 최승욱이 책임졌다.

사실 최승욱의 활약은 4쿼터부터 시작됐다. 당시 한국가스공사는 69-74로 뒤져 있었다. 이때 교체 투입된 최승욱은 수비 리바운드를 잡아내며 팀에 힘을 보탰다. 이어 74-74 동점을 만드는 귀중한 2점슛까지 성공시켰다.

최승욱의 집중력은 계속됐다. 적극적인 리바운드 가담으로 상대 공격을 차단했고, 한국가스공사는 경기 종료 2분 17초를 남기고 샘조세프 벨란겔의 3점슛을 앞세워 77-76 역전에 성공했다.

최승욱도 해결사로 나섰다. 4쿼터 종료 1분 23초 전에는 귀중한 3점포를 터뜨려 팀에 80-78 리드를 안겼다. 이후 DB가 다시 동점을 만들면서 승부는 연장전으로 이어졌다.

연장전에서는 더욱 빛났다. 최승욱은 85-83으로 경기를 뒤집는 3점슛을 터뜨리며 승부처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DB의 반격으로 다시 뒤진 상황에서는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성공시키며 추격의 발판을 놓았다.

승부를 결정짓는 역할도 최승욱의 몫이었다. 한국가스공사가 91-90으로 앞선 연장 막판, 최승욱은 연속 속공 득점을 올렸다. 종료 25.3초 전 레이업으로 93-90을 만들었고, 종료 5초를 남기고 다시 2점을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더욱 특별한 것은 최승욱의 지난 1년이다. 최승욱은 2024~2025시즌 서울 삼성에서 뛰었지만 시즌 종료 후 FA(자유계약선수) 시장에서 어느 구단과도 계약하지 못했다. 결국 2025~2026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했다.

선수 생활을 이어갈 수 있을지조차 불투명했다. 최승욱은 프로 무대를 떠나 유소년 농구교실에서 아이들을 가르쳤다. 하지만 선수로서 다시 코트에 서고 싶은 마음을 쉽게 내려놓을 수 없었다.

결국 최승욱은 강혁 한국가스공사 감독의 부름을 받아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강 감독은 최승욱의 수비력과 왕성한 활동량,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플레이를 높이 평가했고, 최승욱은 1년 만에 프로 무대로 돌아왔다.

최승욱. /사진=KBL 제공

어렵게 돌아온 코트였기에 최승욱의 마음은 누구보다 간절했다. 그는 DB전 승리 후 방송 인터뷰에서 "1년을 쉬다가 복귀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간절한 마음이 컸다"며 "코트에 돌아와 경기에 뛴다는 것 자체가 행복하다. 감독님께서도 기회를 많이 주셔서 행복하게 농구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자신을 믿어준 강혁 감독에게도 고마움을 전했다. 최승욱은 "감독님께서 자신 있게 슛을 던지라고 주문하셨다"며 "샘조세프 벨란겔과 케베 알루마 등에게 상대 수비가 많이 몰리면서 기회가 났다. 자신 있게 던졌고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공격뿐 아니라 수비에서도 제 몫을 해냈다. 특히 DB의 핵심 가드 이선 알바노를 막기 위해 많은 힘을 쏟았다. 최승욱은 "알바노는 너무 잘하는 선수다. 열심히 막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점수는 내줬지만 그래도 공격하기 어렵게 만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돌아봤다.

경기에 집중하는 최승욱. /사진=KBL 제공

이번 승리는 한국가스공사에도 의미가 컸다. 지난 19일 DB와 첫 맞대결에서 78-104, 무려 26점 차 완패를 당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불과 9일 만에 다시 만난 상대를 꺾으며 설욕에 성공했다.

최승욱은 "지난 DB전에서 큰 점수 차로 패했기 때문에 이번에는 비등비등하게 가보자는 마음이 선수들에게 있었다"며 "초반에는 힘들었지만 계속 따라갔고, 후반부터 경기가 풀렸다. 수비에서 강하게 하다 보니 공격도 잘 풀려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팀이 공격력이 높은 팀은 아니기 때문에 수비를 잘해야 한다. 연패할 때는 수비가 부족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수비가 잘돼 승리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목표도 분명했다. 바로 플레이오프 진출이다. 최승욱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것이 목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많이 이겨야 한다"며 "팬들의 응원에 보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팀 동료들의 축하를 받는 최승욱(가운데). /사진=KBL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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