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6위가 92위 잡았다' 정윤성, 664계단 위 강호 격파 '대이변'... 전 우승자 꺾고 '서울오픈 8강'

이원희 기자
2026.10.29 10:23
정윤성이 2026 유진투자증권 서울오픈챌린저 테니스대회 단식 2회전에서 전년도 우승자이자 세계 92위인 부윤차오케테를 2-0으로 꺾고 8강에 진출했다. 세계 756위인 정윤성은 군 복무 기간 보완한 백핸드와 안정적인 서브를 앞세워 3년 만에 이 대회 8강 무대를 밟게 됐다. 복식에서도 남지성-이사로 조와 박의성-김동주 조가 각각 승리를 거두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정윤성. /사진=서울오픈 제공

정윤성(안성시청·세계 756위)이 세계랭킹 92위의 강호를 꺾고 2026 유진투자증권 서울오픈챌린저 테니스대회 8강에 진출했다.

정윤성은 28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장 센터코트에서 열린 대회 단식 2회전에서 2번 시드 부윤차오케테(중국·92위)를 세트 스코어 2-0(7-5, 6-4)으로 제압했다.

부윤차오케테는 2023년 이 대회 우승자다. 정윤성은 지난 4월 부산오픈챌린저 1회전에서 당한 패배를 설욕하며 개인 통산 11번째 챌린저 대회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서울오픈에서는 2023년 4강 진출 이후 3년 만에 다시 8강 무대를 밟았다.

경기 내용도 좋았다. 정윤성은 1세트 초반 듀스 접전 끝에 먼저 브레이크에 성공하며 게임 스코어 5-3까지 앞섰다. 이후 10번째 게임에서 자신의 서브 게임을 한 포인트도 얻지 못한 채 내주며 5-5 동점을 허용했다. 하지만 곧바로 상대 서브 게임을 다시 브레이크하며 주도권을 되찾았고, 결국 첫 세트를 가져왔다.

2세트에서는 더욱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였다. 상대에게 브레이크 포인트를 단 한 번도 허용하지 않으며 승리를 확정했다.

정윤성은 경기 후 대획측을 통해 "예전 같았으면 브레이크를 당했을 때 조급해지고 기분도 안 좋아졌을 것이다. 다시 원점이라는 생각으로 여유 있게 하려고 했다"고 돌아봤다.

달라진 경기력의 비결은 백핸드와 서브에 있었다. 정윤성은 국군체육부대 복무 기간 약점으로 꼽히던 백핸드를 집중적으로 보완했다.

그는 "원래는 백핸드 쪽으로 공이 오면 부담이 컸는데 이제는 여유롭게 대처할 수 있다"며 "오늘 상대도 백핸드를 공략하려다 오히려 강한 공이 돌아오자 당황한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2세트에는 서브 속도를 줄이고 방향과 확률에 신경 썼다. 첫 서브가 들어오면 상대는 훨씬 큰 압박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정윤성에게 올림픽공원은 특별한 장소다. 서울 송파구 토성초등학교 출신인 그는 어린 시절부터 이곳에서 테니스를 배웠다. 이날 경기장에서도 관중들이 '정윤성 파이팅'을 외치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정윤성은 "운동이 너무 힘들어 그만두고 싶을 때도 있었는데, 그런 시절을 겪으며 지금의 내가 만들어진 것 같다"며 "가르쳐 주신 코치님들께 감사하다. 서울에서 경기하면 훨씬 힘이 난다"고 말했다.

정윤성은 2019년 개인 최고 세계랭킹 233위까지 올랐지만, 이후 코로나19 여파로 1년 가까이 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순위가 하락했다. 2025년 국군체육부대에 입대해 지난 7월 전역한 뒤 다시 도전에 나서고 있다.

그는 "그 뒤로 한 번도 치고 올라간 적이 없었는데, 이번이 그 기회가 됐으면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8강 상대는 또 다른 예선 통과자 오마르 자시카(호주·386위)다. 자시카는 2회전에서 로이드 해리스(남아프리카공화국·108위)를 2-0(6-3, 6-1)으로 꺾었다.

정윤성은 "주니어 시절부터 알고 지낸 선수다. 발이 빠르고 끈질긴 스타일이라 우리끼리는 '호주 홍성찬'이라고 부른다"며 "잘 준비해서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경기에 집중하는 정윤성. 정윤성. /사진=서울오픈 제공

한편 복식에서도 한국 선수들의 활약이 이어졌다. 남지성(당진시청)-프루치야 이사로(태국) 조와 박의성(대구시청)-김동주(김포시청) 조가 나란히 8강에 올랐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복식 은메달리스트 남지성(복식 123위)은 이사로(복식 107위)와 호흡을 맞춰 마쓰이 도시히데(일본)-람쿠마르 라마나탄(인도) 조를 2-0(6-3, 7-6<0>)으로 제압했다.

남지성은 "복식은 세 게임 차가 나 보여도 결국 브레이크 하나 차이다. '하나만 깨자'는 생각으로 경기했다"고 돌아봤다.

다만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다는 점은 변수다. 올해 챌린저 대회 복식에서 6차례 우승한 남지성은 최근 어깨 부상이 악화된 상황이다.

그는 "어제도 정말 아팠다. 출전하는 게 맞나 싶을 정도였다"며 "하지만 홈에서 열리는 대회이고 9~10월 대회를 뛰지 못해 랭킹 포인트를 많이 잃었다. 최대한 관리하면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보겠다"고 말했다.

남지성(왼쪽). /사진=서울오픈 제공

남지성-이사로 조는 8강에서 사카모토 레이-제이 프렌드 조와 맞붙는다. 사카모토-프렌드 조는 1회전에서 3번 시드 너새니얼 래먼스-잭슨 위드로(이상 미국) 조를 2-0(7-6<3>, 7-6<6>)으로 제압했다.

남지성은 "두 선수 모두 자기 공을 치는 선수들이라 경계된다"면서도 "시드 팀이 떨어진 만큼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남지성과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합작했던 박의성도 김동주와 짝을 이뤄 8강에 진출했다. 박의성-김동주 조는 정윤성-김장준(버지니아대) 조와 맞대결에서 세트 스코어 2-1(5-7, 6-3, 10-8)로 역전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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